미래 불교 향방은
일상에 불교를 적용하는
응용불교에 달려있다

코로나 사태로 온 지구가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번 사태로 일상 속에서는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겨났다. 대구의 모 개신교단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된 후에도 교회발 감염 뉴스는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절에서의 감염 뉴스가 없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면 사찰의 방역작업이 완전했다기보다는 불교계의 대규모 정기법회가 빈약하다는 뜻도 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불교의 현재 위치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물론 신도 수만을 내세우는 허장성세가 종교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서양 종교에 못 미친다는 것은 확인된 셈이다.

세상사는 위기를 겪음으로써 더욱 강인하게 전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 코로나 사태를 불교적 비전의 재점화로 삼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불교계는 사이버공간에서의 포교를 확산해야 한다. 유튜브·페이스북 등 다양한 온라인상의 활동을 심도있게 활용해야 한다. 또한 기도 의례 중심의 법회를 적극적인 사회참여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응용불교(Applied Buddhism)’라는 용어는 아직 학술적으로 정착된 개념은 아니다. 다만 불교적 원리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적용시키려는 노력은 모든 불자뿐 아니라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이 응용불교의 단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문제는 북한의 핵 위협·동서 갈등의 문제·부동산정책 실패로 인한 빈부격차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들 이슈에 대해서 불교계는 나름대로의 해법, 대응책을 제시해야만 한다.

둘째는 현실적인 문제해결의 중요성이다. 그동안 불교계에서 주력했던 부분은 군포교, 노인대학, 어린이집 개설 등에 대한 투자였다. 반면 병원, 학교 등에 대한 확산 노력은 미흡하였다. 엄청난 자본과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우리라는 예상은 편견이다. 노력도 해보지 않고 지레 후퇴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병원·학교 등은 조계종, 천태종 등의 백그라운드를 가짐으로써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오늘날의 한류(韓流) 바람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중국·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한국어·한국문화학당을 설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것은 외국에 한국사찰을 건립하는 일보다도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이제 우리 불교의 미래는 지금 우리의 판단과 노력에 달려있다. 미래불교는 더 이상 교학과 명상, 법문과 의례 등에 의존할 수 없다. 응용불교가 미래불교를 지탱하는 큰 뿌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불교의 세계화 역시 그와 같은 기저(基底)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응용불교가 해답이며 불교의 살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실천하는 일이 우리시대의 화두이다. 애국불교, 대중불교, 생활불교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곧 응용불교의 방향이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