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빈곤이 가장 큰 사회문제
불교복지에서 길 찾아야

사람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삶을 영위할 수 없기에 빈곤하지 않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늘 찾고 있다. 인간의 존엄은 가난하지 않을 권리에서 출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앗아간 흑사병이 멈추었을 때 찾아온 것은 지독한 가난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지나고 나서 맞닥들일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빈곤이 가장 큰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사회복지 형태가 요구된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빈곤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화두가 생기자 나의 남다른 경력이 새로운 사회복지 형태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나는 중증 장애인으로 사회복지대상자이다. 최종학위는 사회복지학 전공이지만 학부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후 대학원 석사논문으로 ‘불교의 복지사상에 관한 고찰’을 발표하였다. 이런 개인적 배경 때문에 나는 뉴(New)사회복지는 불교의 복지사상에 기초하여야 흑사병 시대와는 차원이 다른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불교복지는 이타행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에겐 누구나 성불(成佛)할 종자가 있다는 전제 아래 중생구제를 강조하는 불교에서는 복지가 필연적으로 이루어진다 하겠다. 자비사상은 발고여락(拔苦與樂)으로 사성제(四聖諦)와 사섭법(四攝法)을 기본 교리로 하는 불교 원리의 핵심이다. 또 보답하고자 하는 보은사상과 사민(四民)이 평등하다는 평등사상 그리고 이타주의의 보살사상은 불교복지의 사상적 배경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기반인 인본주의 사상은 인간성 존중을 내용으로 하는데 이것은 자아에 대한 지각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알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였다. 그래서 인간은 불완전한 상태로 이런 저런 갈등과 끝이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불교는 인간이 불완전한 이유와 불완전함을 극복하는 방안을 인간 자체에서 찾으라고 하며 인간중심 더 나아가 생명존중의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너머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대립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 의존적 관계로 확장하여 보게 하는데 이 관점은 오늘날의 환경문제를 푸는 핵심 철학이 될 수 있다. 모든 생명체가 소중하다는 생명존중의 세계관으로 공존공생(共存共生)하는 불교복지사상이 미래를 걱정하는 지식인들의 상식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정말 원하시는 것은 지구상의 모든 중생이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서로 상생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텐데 요즘은 안전이 위협받고 있어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런 때일수록 불교복지사상을 체득하여 서로 힘이 되어주며 함께 살아간다는 목표를 세워서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야 우리에게 희망이 생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은 자비·보은·평등·보살사상을 기저로 하는 불교복지사상으로 이타행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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