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중생 위해 정법 수레바퀴 굴려야”

오늘은 부처님오신날, 삼천대천 세계에 꽃향기 가득하고 일체중생의 마음에 환희가 솟구치는 축복의 날입니다. 이 기쁜 날을 봉축하며 사람마다 연등을 밝히고 거리마다 오색 등을 내걸었으니, 이미 우주 법계는 진리의 본체요 삼라만상이 길상의 시현입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질병과 경제불황으로 고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부처님의 청정한 가르침은 병마를 극복하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모든 불자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의 소멸을 기원하고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청정 일심을 유지한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은 돌아올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차별과 구별이 없는 곳에 무량한 행복이 있으며 일체중생이 그 주인임을 구원실성의 법으로 일깨워 주셨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 오신 뜻을 받들어 시름 깊은 세상에 행복의 에너지를 전하고, 만 생명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정진 또 정진해야 하겠습니다. 삼독심을 버린 곳에 생사의 고뇌가 사라지고, 무명번뇌를 떠난 곳에 묘법 연화가 피어남을 자각하면 그 자리가 불국토입니다.

오늘 부처님오신날은 일체중생이 진리의 몸을 받고 지혜의 눈을 뜨는 날입니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자비 광명을 비추어 주셨듯이 우리도 불타는 집에 노니는 중생을 위해 정법의 수레바퀴를 굴려야 합니다. 가난한 친구의 옷 속에 보배 구슬을 넣어주는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높은 언덕에서 우물을 파는 정성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소중히 살아야 합니다. 가난한 여인의 등불이 하염없이 밝았듯이, 오늘 우리가 밝히는 봉축의 연등도 오래도록 꺼지지 않고 모든 생명의 건강과 평화를 지켜 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가족·이웃과 도반 돼 나아가자”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겨레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대광명이 충만하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탐진치 삼독으로 세상이 불타고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오늘도 세계적으로 갈등과 대립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랜 불교전통을 유지해 온 미얀마 사태는 우리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인에게 호소합니다. 당신들의 무기가 나라 바깥을 향할 때 당신들은 군인이지만, 국민을 향할 때는 당신들이 폭도가 됩니다.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당신들의 의무입니다. 지금이라도 무기를 내려놓는 것이 지혜이며 용기입니다.

갈등과 대립의 전환이 필요한 곳은 외국만이 아닙니다. 남북이 대화하고 협력할 때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이 열리도록 불교계가 힘을 모으겠습니다.

경전에 담마기금(擔麻棄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을 짊어지고 가던 사람이 금을 보았지만 지금까지 짊어진 삼이 아까워서 금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이 몸소 보여주신 삶의 길을 따라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도반이 되어 나아가야 합니다. 나아가지 못하면 여기가 고해이고,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여기가 불국토입니다.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

“불신·불안 걷고 대화합 이루자”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긴 터널 속에서 다시 맞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전 세계는 인류가 공동으로 처한 방역과 경제의 대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노력에 온 힘을 모았으며 그 결과 이제 그 끝이 조금 보이는 곳에 다다랐습니다.

하지만 종착지를 앞두고 희망의 결실을 사유화하려는 일부의 지나친 경쟁과 이기적 행태는 또 다른 갈등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탐진치에서 비롯된 이기의 인연을 누겁 동안 쌓아 온 공업의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유일한 해법은 대지혜로써 완전한 자비와 평등의 이치를 우리 모두가 깨닫고 구현해내는 것 뿐입니다.

일체 세간 모든 현상은 모두가 다 부처님의 설법이므로 지금의 고난은 참회의 거울이자 서원의 깃발입니다. 정진의 높은 고개를 바로 넘는다면 나눌수록 불어나고 함께할수록 깊어지는 기적을 현실세상에서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와 국민, 그리고 전 인류는 이제 불신과 불안이 만들어 낸 어둠을 걷어내고 부처님의 마음과 눈으로 현실을 크게 품어 안아 진정한 깨달음으로 대화합을 이루는 대전환의 계기를 다함께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오늘 불기 2565년 거룩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모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대지혜의 빛을 전하신 부처님의 크신 위력에 다같이 감탄하고 예경합시다. 2천6백여 년 전 이 땅에 나투시어 만생명의 진정한 화합과 행복의 길을 몸소 보여주신 부처님의 은혜를 다같이 찬탄하며 봉축합시다.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희망·치유 연등 밝혀 환희심 되찾자”

신록의 계절 가로수에 새 잎사귀들이 앞 다투어 고개를 내밀고 그 사이로 부처님의 탄신을 봉축하는 연등들이 오색을 뽐내며 바람에 춤을 추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봉축 행사는 온라인으로 대체되었고, 조그만 화면 속에서 엄숙한 의식만이 눈에 비춰질 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경계하셨습니다. 그리고 지나친 욕심과, 노여움 그리고 어리석음을 경계하라 가르치셨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움직이되 움직이지 못하고, 만나되 만나지 못하는 소위 언택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의 지나친 욕심으로 환경과 생태계가 무너지고, 미생물과 무생물이 살아가야 할 영역까지도 거침없이 간섭하면서 오히려 인간 사회는 자유가 통제되고 인격이 마비되어 사람들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경제 생태계도 마비되고 있습니다.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는 탐심을 내려놓고, 사람의 편의에 의한 지나친 생태계의 간섭을 피해야 합니다. 합리적 불편은 사람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길입니다. 이것이 불기 2565년 부처님께서 우리들에게 가르치는 가르침입니다. 가르침의 실천이 바로 부처님의 탄신을 봉축하는 것입니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우리 모두가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혀 환희심을 되찾읍시다.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공생·동체대비 삶 살자”

우리는 올해도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삼계개고(三界皆苦) 속에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불자들과 국민들은 이제 코로나19라는 삼계개고를 더 이상 고통이나 괴로움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성숙한 인격과 인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인간들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그 인과를 지금 받고 있으며, 더 이상 환경파괴와 생태계 교란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고귀한 생명 의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사바세계를 위해 법의 등불을 켜신 것도 바로 그러한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단지 오늘 하루만 부처님오신날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부처님오신날이고, 오늘 하루만 연등을 켜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연등을 켜는 마음으로, 부처님같이 살아야 된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선 가장 먼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떨쳐버리고 ‘참 나’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참 나’와 ‘참 나’들이 하나로 모여 공생과 동체대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 연등을 밝히고, 부처님오신날을 축제로 기리는 것도 바로 그러한 삶의 다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우리가 밝힌 희망과 치유의 연등으로 코로나19를 하루속히 극복하고, 우리의 삶이 더욱 환하고 밝고 행복한 축제의 삶으로 바뀌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자신이 비로자나불임을 자각해야”

부처님오신날은 우리 불자들이 가장 환희롭게 맞이하는 날입니다. 이러한 기쁨은 어둠을 없애고 비로자나의 맑고 깨끗한 광명이 나타나도록 우리 불자들이 함께 노력할 때 더욱 의미 있는 기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작금의 세상은 인류가 생각한 그 이상으로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벌써 와 있지만 그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변화의 특이점에 서 있는 지구 환경문제와 인공지능 AI로 대표되는 과학기술, 어느 때 보다 과잉된 개인의 이기주의에서 오는 인간 소외와 갈등, 인간 정신의 파괴문제 또한 분명 특이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문제들의 연속이며 그럴 때마다 인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인류는 밝은 지혜가 필요합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먼저 나의 마음을 밝히고 세상의 어둠을 거둬내는 길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이미 비로자나부처님임을 믿고 현세정화의 길을 실천해 나가야겠습니다. 이러한 믿음의 실천은 스스로 어둠을 밝히는 지혜 광명이 되는 것이며, 타인들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은 비로자나부처님임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현실의 어둠을 밝음으로 바꿔 비로자나의 맑고 깨끗한 광명이 나타나도록 우리 불자들이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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