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단상

○ …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과 택배를 주문하는 일이 많아졌다. 며칠 전 온라인으로 쇼핑을 한 택배상자가 집에 도착했다. 종이상자를 열고 에어캡과 겹겹의 포장지를 뜯으니 다시는 쓰지 않을 포장쓰레기가 수북이 쌓였다. 가정에서만 그럴까? 재래시장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봉투, 버려지는 각종 폐가구, 집을 리모델링할 때 나오는 건축폐기물은 또 얼마나 많은가.

○ … 최근 유명 배달앱들은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을 도입했다. 수많은 일회용품이 버려지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배민상회 구매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일회용품 안 받을게요’를 선택한 누적주문은 1억2110만5827회를 넘었다.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일회용품 구입비 153억 원 절약, 쓰레기 처리비용 32억 원 절감, 소나무 185만 그루를 심은 효과다.

○ … 불교계에서는 발우공양의 정신을 살린 빈그릇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친환경적 삶을 지향하며 빈그릇운동에 앞장서는 대표적 단체는 정토회이다. 이곳은 음식물 처리방법도 특이하다. 가정에서 화분에 지렁이를 키우게 해서 잔반(殘飯)이 불가피하게 생길 경우, 먹이로 줘 거름으로 만든다. 정토회가 벌이는 환경실천운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토회 산하단체들은 휴지 대신 화장실에서 개인용 뒷물 수건을 사용한다. 외부 음식을 건물 내에 반입할 때도 비닐과 일회용품은 사용할 수 없다. 미리 빈 통을 챙겨야 한다.

○ … 지구환경을 지키는 방법은 우리의 일상 속에 있지 않을까 싶다. 바로 번거로움을 회피하지 않는, 번거로움을 찾아서 행하는 것이다. 천태종의 3대 지표는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다. 국가별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등 ‘환경’이 화두가 된 시대, 번거로움을 찾아 행하는 일이야 말로 나라에 애국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대중과 더불어 세상을 맑게 하는 실천덕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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