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무고한 시민 수백 명이 희생된 가운데, 한국 불교계가 군부를 향해 무력진압 중단과 평화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천태종을 포함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30개 종단이 가입돼 있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3월 18일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는 자유의지를 향한 불성(佛性)의 외침에 당장 총을 거두고 참회로서 민주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3월 10일에는 대한불교청년회, 11일에는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16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지와 군부를 향한 무력진압 중단 촉구 성명을 내놨다. 미얀마 군부는 한국 불자들을 비롯한 인류의 간절한 평화 열망에 귀 기울여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조속히 받아들여야 한다.

미얀마 유혈사태의 표면적 원인은 군부의 총선 패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다 근원적 원인을 들여다 복잡하다. 소수민족의 독립무장투쟁, 중국 접경지대의 국부군 패잔병, 이 과정에서 막강해진 군부의 힘 등이 복합적으로 뒤엉켜 현 상황으로 악화됐다. 원인이 무엇이고,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간에 무력을 통한 폭력과 살상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특히 미얀마는 인구의 89%가 불교를 신앙하는 국가다. 고대 도시 바간에만 2,000~3,000기의 아름다운 불탑이 세워져 있다. 이런 부처님나라에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반대되는 행태가 자행되는 지금의 상황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미얀마 불자들의 자비롭고 선한 마음이 군부의 탐욕을 뛰어넘어 미얀마에 하루빨리 평화의 봄날을 불러오길 한국 불자들과 함께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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