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성원이
함께하는 서원
일으켜 나가야

LH 투기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들끓었다. 뒤따라 나온 공직자 투기 등은 계속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 안정적인 부동산 정책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어야 할 LH가 투기의 진원지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일파만파로 수많은 공직자들이 그와 비슷한 혐의를 받는 사태로 확대되고 있다.

분노하고 개탄하기 이전에 이러한 일은 통제력을 잃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을 바로 보아야 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보는 관점이 성악설에 가깝고, 외적인 통제가 없으면 무분별한 이익 추구가 전체를 좀먹어버리는 그런 이념이다. 당연히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것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밖에 없다.

LH 투기 사태도 통제 장치가 고장나서 생긴 사건이다. 지금 계속 발표되고 있는 강력한 사후 대책도 그러한 길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끝없는 욕망 추구를 긍정한다.

그것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이상 그 폭주를 제어하는 장치를 강화하는 길 밖에 다른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음 또한 분명하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욕망추구의 길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전환이 있어야 한다. 불교의 관점으로 본다면 욕망을 서원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개인의 욕망 추구를 어찌 막을 것인가? 그것을 단순한 개인의 차원에 머무르게 하지 말고, 공적인 차원과 일치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서원이 무엇인가? 자아에 집착하여 자신만을 위하는 욕망을 나와 남과 사회 전체를 위하는 큰 목표로 이끄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목표에 대한 인식이 그러한 전환의 바탕이다. 사회적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통적 인식이 우리 국민들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은 이 사회의 지도자들이요, 공직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LH 투기사건에서 공직자 투기로 이어지는 이번 사태는 국민들을 완전히 공동의 지향에서 소외시키고 오히려 분노를 품게 하면서 근본적 추진력을 상실하게 하는 사태인 것이다. 불교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국가적 서원의 실종사태라고 말해야 될까?

일단은 모든 국민이 납득할만한 엄정한 조치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바닥에 떨어진 현 정권의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회의를 극복하는 것이 최소한의 출발 조건이다. 그것을 통해 국민들의 소외감을 그치게 하고, 그런 다음에 공동의 목표에 동참하게 하는 신뢰성 있는 정책들을 정말 조심스럽게 펼쳐가야 한다.

또 다시 졸속한 정책으로 신뢰성을 떨어뜨리면 다음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리하여 한걸음 한 걸음, 모든 국민이 “나는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긴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구성원이 함께하는 서원을 일으켜 나가는 일, 그것이 이런 문제의 근본적 치유방안이라는 것을 바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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