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는 ‘하심(下心)’ 강조하는 티베트인의 기도
청전 스님 편역/불광출판사/12,000원

보리심(菩提心, Bodhicitta)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다. 티베트불교에서는 교리로는 ‘공(空)’을, 신앙으로는 ‘보리심’을 강조한다. 특히 티베트의 기도문에는 보리심을 강조하는 구절이 도드라지는데, 티베트인이 애독하는 기도문과 게송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입보리행론〉을 저술한 샨티데바 스님은 보리심을 원보리심(願菩提心)과 행보리심(行菩提心)으로 구분했다. 원보리심은 ‘깨달음을 얻고자 발원하는 것’이며 행보리심은 ‘일체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실천에 무게중심이 있다.

원보리심이 체현된 사람들은 삼보에 지극한 예경을, 행보리심이 체현된 사람은 일체에 대한 지극한 자비심과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하심(下心)을 보인다. 달라이라마는 “보리심은 자비심이나 이타심, 착한마음과 다르지 않다.”며 “자비가 나의 종교”라고 선언한 바 있다.

책에는 보리심이 돋보이는 기도문을 비롯해 11~12세기 티베트 고승 게셰 랑리 탕빠가 저술한 〈수심팔훈〉과 〈입보리행론〉 2ㆍ3장, 〈사억념도정가〉, 〈자애경〉, 〈람림기도문〉 등이 수록됐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우리는 맑고 밝은 법이 드러나지 않아 희망이 없는 시대 속에서 어둡고 험한 가시밭길을 늘 맞이하고 있다.”면서 “세상이 아무리 어두워도 촛불 한 자루면 거뜬히 길을 나아갈 수 있듯이, 우리는 이 험한 세상을 보리심 하나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전 스님은 1972년 10월 유신 때 대학을 그만뒀다. 이후 가톨릭대에 입학했다가 다시 자퇴하고 1977년 출가했다. 전국의 선방을 다니다가 1987년 달라이라마의 첫 한국인 제자가 돼 30년 째 티베트불교를 공부하고 있다. 2015년 만해대상(실천분야)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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