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과학아카데미 의뢰한 나무껍질·종이 경전

보존처리 완료한 백화수피 경전.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몽골과학아카데미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17세기에 제작된 몽골 불교 경전의 보존처리를 마쳤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 이하 보존과학센터)는 1월 27일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가 의뢰한 17세기 무렵의 불교 경전에 대한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보존과학센터는 2019년 몽골과학아카데미로부터 고대 몽골어와 티베트어로 쓰인 나무껍질과 종이로 된 경전 등 21점의 보존처리를 의뢰 받았다. 이 경전들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가 2018~19년 당시 소장 촐론 삼필돈도브(CHULUUN Sampildondov, 現 몽골 문화부 장관)의 주도로 ‘17세기의 몽골 도시들’을 주제로 한 발굴조사에서 수도 울란바토르 서쪽에 자리한 자브항(Zavkhan)주 테스(Tes)지역의 ‘숨 톨고이(Sum tolgoi)’ 건축 유적지에서 발견한 경전이다. 숨 톨고이 사원은 17세기의 유명한 호탁트(Khutagt, 몽골인들이 활불 및 고승을 일컫는 말)가 건설한 티베트 양식의 건축물이다.

보존과학센터는 지난 2019년 양 기관이 체결한 ‘한국‧몽골 문화유산 연구와 보존을 위한 공동연구 실행 약정’에 의거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보존과학센터에 따르면 의뢰 받은 종이·나무껍질 경전은 여러 조각으로 찢어지거나 구김이 있었고, 오염물질이 많이 붙어있어 표면에 적힌 글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해 오염물을 제거하고, 펼침 작업을 실시했다. 또 종이 경전의 찢어진 부분은 닥나무 종이를 사용해 보강했다. 나무껍질 경전은 셀룰로오스계 수지를 이용해 단면을 접합하거나 강화처리를 했다. 보존처리를 한 뒤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났고, 구김이나 찢김 등의 손상이 발생한 부분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경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적외선 촬영으로 글씨를 선명하게 확인, 경전 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했다. 아울러 성분 분석을 통해 글씨를 쓴 재료가 먹·은·철(Fe)이 포함된 안료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종이 경전은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으로 15~17세기의 절대연대 자료를 확보했으며, 바탕 종이에 쪽과 먹으로 색을 입힌 후 그 위에 글씨를 쓴 경전 제작과정도 확인했다.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고고학연구소는 보존과학센터의 보존처리와 과학적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전 내용 해석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물을 받으면 보고서를 발간하고, 전시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적외선으로 촬영한 몽골어 경전.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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