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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반야지
  •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 승인 2021.01.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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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극복하려면
중도의 실상을 체득한
출·재가 사회활동 늘어나야

2020년도 우리나라 인구는 약 5,183만 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2만1,000여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주민등록 인구는 감소하는데 비해 60대 인구 비중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구감소 현상은 이미 변곡점을 지났기 때문에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감소로 인한 어려움은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이 많아지고 있으며, 학령 아동인구의 감소는 각급 학교의 폐교, 학급 축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다. 이로 인해 다수의 지역에서 전통사회가 붕괴되는 등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실정이다. 불교계도 출가자 감소, 새신도 유입의 급감, 사찰의 포교역량 약화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하면서 육체적인 노동이나 사무직의 상당부분을 잠식해, 사회 곳곳에서 직장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예리하면서도 합리적인 안목을 갖춘 ‘반야지(般若智)’가 요구된다. 반야지는 관조반야, 실상반야, 그리고 방편반야 등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천태종에서는 이 삼종반야를 공(空)·가(假)·중(中) 삼관과 연계시켜 설명하고 있다. 즉, 공관(空觀)은 관조반야로서 일체지(一切智)와 같고, 가관(假觀)은 방편반야로서 도종지(道種智)와 같고, 중관(中觀)은 실상반야로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말한다.

공의 이치로 체득하는 관조반야는 집착과 분별을 버리고, 우주 변화의 이치와 사물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멸의 이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지혜를 의미한다. 천태종도들은 부처님의 법을 바탕으로 종조의 가르침과 현상을 관조할 수 있는 반야의 지혜를 체득할 필요가 있다. 가관(假觀)으로 형성된 세속적 지혜는 방편반야라고도 말하는데, 이를 현실에 적용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구성원들이 갖게 되는 종교성의 변화와 이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들을 파악하는 지혜로 활용할 수 있다. 불자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현재와 전혀 다른 사회적 패러다임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각자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방편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중관(中觀)의 지혜로 양극단적인 생각을 버리고, 중도의 실상을 파악해 원융무애한 바라밀을 실천하는 불자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여여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념과 사상, 종교적 신념을 넘어서 많은 사람을 이익 향상과 행복의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 중관에 입각한 실상반야의 모습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불교계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하려면 이상에만 치우치지도 않고, 현실에 매몰되지도 않으면서 중도의 실상을 체득한 출·재가 지도자들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활동해야만 한다. 천태종의 각 사찰에서도 관조의 지혜로 수행하고, 방편바라밀로 중생을 제도하면서 동시에 중도의 보살행에 앞장서는 핵심신도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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