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참나 깨달으면 평화·행복 가득”

나날이 새 아침이건만 묵은해를 보내고 신축년의 새 아침에, 떠오르는 광명이 부처님의 법음으로 화(化)하여 천둥으로 울리고 번개의 섬광으로 온 세상에 무차(無遮)로 비추니, 산하대지가 그대로 화장세계(華藏世界)이고 태평성세입니다.

거년(去年)에 전(全) 세계적으로 발생한 질병은, 인간내면(人間內面)의 정신세계는 등한시하고 오직 물질과 편의(便宜)만을 추구한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심으로 인한 무한경쟁과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의 결과입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는 공포와 고통의 깊은 계곡을 지나고 있습니다.

우주법계는 인드라망이요, 연기로 이루어졌습니다. 온 세계가 한 집안이요, 만 가지 형상이 나와 둘이 아니라 한 몸입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은 유기적 관계이므로 상대를 먼저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곧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입니다. 이웃 없이 나만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땅을 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환경과 생태의 파괴는 곧 인류의 자기 훼손입니다.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갈등과 반목, 대립과 분열을 물리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원융과 상생의 길로 나아갑시다. 특히 어려운 상황일수록 주위의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합시다.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나 혼자의 행복이 아니라, 소외되고 그늘진 곳의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는 상생행복을 만들어 갑시다.

나고 날 적마다 참다운 행복과 안락을 누리고자 한다면, 우리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하고 간절히 참구하고 또 참구하여 진정한 참나를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의 본마음은 허공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고 태양보다 밝습니다. 이 마음을 닦아 참나를 깨달으면 그곳에는 시비도 없고 분별도 없고 갈등도 없고 대립도 없는 평화와 행복이 가득합니다.

 

진각종 총인 경정 정사

“화합과 동참의 시대 열어갑시다”

새해에도 태양은 동녘에 떠올랐습니다. 대일법신의 혜광(慧光)이 사바의 아픔을 걷어내고 온 세상에 밝고 맑은 서기(瑞氣)가 샘솟아서 화합과 동참의 희망이 항상 하길 서원합니다. 심인진리의 종문이 불법의 새 지평을 열고 생활 중에서 깨달아가는 방편을 베풀었으니 불교의 혁신불사를 여법하게 지속하여 즉신성불과 현세정화의 서원을 새롭게 합시다.

만물은 화합에서 생성하여 천차만별이라도 법계는 일여여서 본래 화합상입니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여 배려하고 동참하면 이웃이 어울려서 평등 사회가 찾아옵니다.

지금 인류는 미증유의 질병을 경험하며 생업이 험난하고 생명이 지쳐 위태합니다. 탐욕과 오만의 인과를 먼저 깨쳐 참회하고 생태를 보살펴서 병역의 고리를 막아냅시다.

종교인이 상승(相乘)의 교화를 살려내면 정치가는 상보(相補)의 정책으로 쟁론하고 경제계가 상생(相生)의 경쟁을 궁구하여 온화한 웃음이 넘치는 시대가 기다립니다.

금년 새해에는 병(病)·빈(貧)·쟁(諍)의 아픔을 넘어 따듯한 손길로 함께 보듬어 갑시다.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부지런히 일하고 일편단심 참구하자”

새해는 신축(辛丑)년이라는 소(牛)를 상징하는 해이다.

소는 일생을 일만하다 죽고 죽으면 전신을 낱낱이 사람들에게 보시한다.

도(道) 닦는 사람은 승속(僧俗)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일상(日常)속에 참구하고 법을 보시한다.

예로부터 도(道)를 성취한 대선지식(大善知識)들은 열반한 뒤에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면 뒷산에 소가 되겠다는 뜻이 여기에 있다.

백천만겁에도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나 달력이나 넘기면서 호구지책(糊口之策)에만 매여서 살아야 되겠는가.

몸은 소처럼 부지런히 일하며 살고 마음은 일편단심 도(道)에 들어 참구해야 복을 받는다.

물질의 복은 껍질이고 마음의 복은 복의 내용이다.

코로나19 병이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복(福)의 내용을 채우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부대중들이여!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하니 내용이 충만하고 보기도 아름다운 큰 복(福)을 새해를 맞이하여 가득 받기 바란다.

 

총지종 종령 법공 정사

“화합·상생으로 난관 헤쳐나가자”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모든 불자와 교도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널리 비추어져서 일체의 곤란과 액난이 소멸되고, 마음에는 밝고 큰 지혜의 광명이 충만하시기를 서원합니다.

가슴 속에 평화와 자비가 넘쳐나고, 고난과 괴로움을 부처님의 가르침과 지혜로써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를 희망하며, 지구촌이 빈곤과 가난, 질병과 고통에서 해탈하는 한 해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화합과 상생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백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화합과 상생은 동체대비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나와 남이 결코 둘이 아닌, 한 몸임을 깨쳐 알아 서로 돕고 협조하며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면 공생(共生)할 수 없으며 모두가 공멸(共滅)하게 된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가 우리의 망심(妄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공업중생(共業衆生)의 죄업과 망심을 끊는 길은 다 같이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적 공동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모든 불자님들과 교도 여러분들의 가정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 차고, 새해 아침의 밝은 태양처럼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광명이 충만하여 새롭게 거듭나는 새해가 되시기를 서원합니다. 성도합시다.

 

삼론종 종정 혜승 스님

“끊임없이 정진하는 불자 돼야”

時時移移(시시이이) 速經日夜(속경일야)
日日移移(일일이이) 速經月晦(속경월회)
月月移移(월월이이) 忽來年至(홀래연지)
年年移移(연연이이) 暫到死門(잠도사문)

시간 시간 옮겨 가서 낮과 밤 하루가 빨리도 지나고

하루 하루 옮겨 가서 보름 그믐 한 달이 빠르기도 하구나.

달과 달이 옮겨 가서 문득 한 해 닥쳐오네.

한 해 한 해 옮겨 가서 어느덧 죽음이 문 앞이다.

- 원효 스님 〈발심수행장〉 중에서

불자들이여!

나는 아직 이루진 못한 부처임을 잘 살펴 알고

모든 부처님은 시공을 다 초월하여 이미 다 이룬 부처임을

불자라면 잘 알아서 끊임없이 정진해야 옳지 않겠는가.

눈 깜짝하면 죽음이 문 앞인 시한부 인생이 아니던가!

 

불입종 종정 면철 스님

“삶의 진실에 눈 뜨는 한 해 되기를”

불기2565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세월에 속아사는 중생들은 날짜와 시간에 금을 그어 새기지만 부처님의 경지에서는 모두가 가여운 짓일 뿐입니다.

시간과 공간에 속박된 삶을 살면서 한시적인 것에 정신을 빼앗긴 중생들이 가엾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치없이 낭비하는 시간과 추구하지 말아야 할 것에 매달려 허우적거리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인생은 소중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삶의 진실을 깨쳐야 합니다. 그리고 왜 태어났으며 왜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 학문이 아무리 많아도 존재의 실상을 깨치는 공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새해에는 우선 먼저 자신의 실체를 알아가는 공부부터 시작하기 바랍니다. 자신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게 되면 자신과 같이 생명 가진 타인의 소중함도 알게 될 것입니다.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할 때 우리가 사는 사회는 서로 돕는 정토가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근심없이 사는 사회가 되도록 다 함께 삶의 진실에 눈뜨는 한 해가 되기를 합장발원하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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