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25일, 개산전법 51주년 기념해
논문 11편 발표, 비대면·유튜브로 생중계

삼광사는 개산전법 51주년을 기념해 12월 24~25일 지관전에서 '21세기 문화융성시대와 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천태종의 삼대지표와 종무행정, 부산 삼광사 개산의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문화융성시대에 삼광사를 비롯한 불교의 역할을 모색하는 법석이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부산 삼광사(주지 세운 스님)는 개산전법 51주년을 맞아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회장 권기현)와 함께 12월 24~25일 양일간 경내 지관전에서 ‘21세기 문화융성시대와 불교의 역할’(부제 삼광사와 부산불교 중흥-삼대지표를 중심으로)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며,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학술대회는 24일 오전 10시 개회식과 주지 세운 스님의 기조발표(삼광사 개산 51주년과 삼대지표 운동) 후 진행됐다.

24일에는 월도 스님(마산 삼학사·김해 해성사 주지)이 ‘천태종의 종무행정 현황과 나아갈 방향’, 도웅 스님(천태종 사회부장)이 ‘불교복지와 삼광사의 역할’, 보덕 스님이 ‘상월원각대조사의 불교개혁 고찰-마르틴 루터의 기독교 종교개혁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권기현 위덕대 교수가 ‘부산불교의 진로와 방향에 대한 삼광사의 역할’,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코로나 시대, 어떻게 포교할 것인가’, 문무왕 동명대 교수가 ‘삼대지표로 본 삼광사의 가람배치의 구조와 의미’(문무왕·동명대)를 주제로 발표했다.

25일에는 ‘상월원각대조사 법어에 나타난 천태사상’(금강대 교수 광도 스님), ‘수행과 기도 중심으로 부산불교를 이끌다-재가불자 수행을 중심으로’(이철헌), ‘불교개혁론에서 바라본 대한불교천태종의 대중불교’(이병욱), ‘삼대지표와 천태법화사상’(이기운), ‘상월원각대조사의 개혁관 연구’(김경집) 등 5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토론자로는 고영섭 동국대 교수, 김명우 동아대 교수, 최연주·강경구 동의대 교수, 이종수 순천대 교수, 오지연 박사 등 11명이 참여했다. 삼광사는 이번에 발표된 논문을 수정·보완 후 논문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삼광사는 지관전 입구에 열화상카메라, 손소독제, 출입명부를 비치하고 신도들의 출입을 철저히 제한하는 등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기조 발표문 요약〉

‘삼광사 개산 51주년과 삼대지표 운동’
세운 스님 / 부산 삼광사 주지

삼광사 개산 과정 속에 상월원각대조사님의 새불교 운동 이념으로서의 삼대지표(애국·생활·대중불교)가 드러나 있다. ‘삼광(三光)’에는 부처님께서 중생들에게 비추는 자비·지혜·백호의 세 가지 빛이 도량에 가득 차서 무명을 밝히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삼광사는 새불교 운동의 이념인 삼대지표를 더욱 확산해 가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단순히 천태종의 교세확장이라는 협소한 의미가 아니라 중생구제라고 하는 불교 본원(本願)의 적극적 보살행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불제자로서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이 바로 중생구제의 길이다. 그 구체적 강령이 바로 삼대지표다.


〈논문 요약〉

‘천태종의 종무행정 현황과 나아갈 방향’
월도 스님 / 마산 삼학사·김해 해성사 주지

천태종은 중창 정신이 담긴 상월원각대조사의 교시문에 담긴 삼대강령과 이를 보다 대중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삼대지표를 종무 행정과 종단의 운영기조로 삼고 있다. 종단 행정은 구인사 내의 총무원, 종의회, 감사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천태종의 모든 기관, 기구, 단체들의 근거지는 모두 총본산 구인사다. 종단의 대의기구인 종의회의 구성원에 재가불자를 포함시키는 등 종단은 제도적으로 사부대중 공동운영의 기틀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리고 총무원장은 선거없이 종정 예하께서 지명하는 등 종정 중심제의 종단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향후 종단은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종무 행정 시스템도 변화시켜 나가야한다, 그리고 ‘영농국’, ‘제등국’ 등의 설치 배경과 현대적 의의와 발전 방향을 짚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불교복지와 삼광사의 역할’
도웅 스님 / 천태종 사회부장

불교복지는 1990년 이후 급성장을 이루었지만, 불교와 복지를 통합한 불교복지에 대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타종교의 복지와도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천태종은 1999년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삼광사는 2018년 ‘복지로 여는 불국토’를 발원하며 부산서구노인복지관을 수탁해 운영해오고 있다. 불교의 이념에서 불교복지의 역할을 확립하기 위해 삼광사는 △불교 교리에 충실하여 자비와 보살 정신에 입각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복지적 역할을 당연히 수행해야 한다는 의식 확장 △불자에 대한 불교학 교육 증설 △직접적으로 현재의 불교복지의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대 등을 실천해야한다. 그리고 유식이론 등을 접목한 불교복지상담소 개설도 필요하다,

 

‘상월원각대조사 법어에 나타난 천태사상’
광도 스님 / 금강대 교수

상월원각대조사 법어는 ‘일승(一乘)’에 대해 설하고 있다. 법어는 내용에 따라 명법(明法), 인행(因行), 과덕(果德), 화타(化他) 등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명법에서는 일승의 진리에 대해 실상(實相)·묘법(妙法)·연화(蓮華)의 세 가지 명칭으로 나누고, 각각 무상(無相)·무생(無生)·무염(無染)으로 설명했다. 인행에서는 무상위체(無相爲體)·무생안주(無生安住)·무염생활(無染生活)로 닦아야 함을 말하였다. 과덕에서는 무상위체·무생안주·무염생활로 닦게 되면 무상보리(無上菩提)·무애해탈(無礙解脫)·무한생명(無限生命)의 삼덕(三德)을 자체구현한다고 말하였다. 화타에서는 스스로 삼덕을 갖추어 일심(一心)이 상청정(常淸淨)하게 되면 곳곳에서 연화(蓮華)를 피우게 되며 중생을 교화하여 모두 삼덕을 갖추어 성불해야 함을 말하였다.

 

‘상월원각대조사의 불교개혁 고찰-마르틴 루터의 기독교 종교개혁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보덕 스님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과 상월원각대조사의 불교개혁의 중심 사상은 신자들의 자율의지에 의한 종교성 회복을 중시하였다는 점이 동일하다. 상월원각대조사의 불교개혁은 처음도, 중간도, 끝도 실천행에 의거한 참 마음 자리 만드는 것에 있고, 지극히 인간 중심의 제도법을 폈다는 점이다. 개혁의지 또한 애민(哀愍), 즉 인간을 지극히 가엾게 여기는 마음에서 출발하였다. 두 개혁은 본질에서 차이는 있으나 상대적 개념에서 비교하면 상월원각대조사는 본인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인본(人本)을 중시한 교화방편을 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영달에 목적이 없었으며, 오직 중생의 안위만을 염려했다. 천태종도를 믿음과 수행의 길로 이끈 선각자로서 손색이 없기에 불교개혁의 선구자로 보아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부산불교의 진로와 방향에 대한 삼광사의 역할’
권기현 / 위덕대 교수

부산은 신라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며, 현재도 ‘한국불교의 메카’로 불릴만큼 불교가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사회변화에 대한 대응력 부족 등 여러 이유로 포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심포교를 주도하고 있는 삼광사에 몇 가지 제언을 드린다. 먼저 학교법인 금강대학교 산하에 중·고등학교가 없다는 것은 청소년 포교에 구멍이 난 것과 같다. 부산 인근 운영이 어려운 학교를 인수해 교육포교의 초석을 놓은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삼광사에는 여러 신행단체들이 있지만, ‘환경문제’ 등을 담당하는 단체는 없으므로, 단체 설립과 지원이 요구된다. 삼광사를 중심으로 ‘부산불교 미래포럼’(가칭)을 결성해 미래 부산불교를 견인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불교 복지·문화예술분야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코로나 시대, 어떻게 포교할 것인가’
조기룡 /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코로나19가 불교계에도 여러 가지 문제를 안겨주었지만, 지금은 사부대중이 공동체를 이루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코로나19의 위기는 종교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불교계가 시대의 요구에 적응해야만 한다. 코로나 시대의 사회는 뉴 노멀(New Normal)을 요구하고 있다. 뉴 노멀의 핵심은 ‘공공성’ 내지 ‘공동의 선’의 실현이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돌봄과 생명 같은 윤리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만약 한국불교가 사회적 가치의 생산과 공급이라는 공적 역할을 수해하지 못한다면, 코로나19 이후의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뉴 노멀을 형성하는 공론의 장에 참여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삼대지표로 본 삼광사의 가람배치의 구조와 의미’
문무왕 / 동명대 교수

삼광사는 고려 천태종의 옛 전통을 잃지 않고 답습하여 이 땅의 불교전통문화와 수행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도량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 온 천태교관의 역사성과 전통을 근간으로 창건된 천태종의 대표사찰이며, 상월원각대조사의 ‘새불교 운동’을 바탕으로 애국·생활·대중불교를 실천하는 관음기도 수행도량이다. 도심형 사찰이지만 산지형 가람 배치 양식도 지니고 있다. 삼광사의 도심형 가람 배치의 양식에서는 삼대지표 중 생활불교의 요소가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도심형 가람의 특성상 대중불교의 모습이 많이 보이며, 이러한 부분이 가람배치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삼광사의 가람배치상에서는 애국불교적인 요소는 없지만, 신도 교육과 생활불교, 대중불교 속아 녹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행과 기도 중심으로 부산불교를 이끌다-재가불자 수행을 중심으로’
이철헌 /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상월원각대조사는 염불을 통해 지관을 수행하고 법화삼매를 얻도록 하는 천태수행을 계승했다. 그리고 회삼귀일의 방편으로 일반 서민들이 관음주송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도록 인도했다, 근기가 낮은 사람들로 하여금 점차 높은 단계로 나아가게 하며 기도를 통해 수행으로 이끌고 있다. 삼광사는 이같은 천태종의 ‘주경야선(晝耕夜禪)’ 수행종풍에 따라 24시간 사찰을 개방해 출가자와 재가자가 함께 관음주송을 하고 있다. 삼광사가 단위사찰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재가신자들의 수행기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중창조 상월원각대조사의 ‘새불교 운동’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포교활동과 다양한 복지활동도 꾸준히 교세가 확장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불교개혁론에서 바라본 대한불교천태종의 대중불교’
이병욱 / 고려대 강사

1910년대 한국불교계에서는 불교개혁론이 대두되기 시작해 권상로의 ‘조선불교개혁론’, 한용운의 〈조신불교유신론〉과 ‘조선불교 개혁안’, 이영재의 ‘조선불교혁신론’, 백용성의 대각교 운동 등 불교개혁안이 나와 불교개혁 대안을 제시했다. 이 불교개혁안들의 핵심은 ‘대중불교의 구현’이라고 볼 수 있다. 천태종은 염세주의에서 구세주의 불교로, 사찰불교에서 민중불교로 , 출가불교에서 재가불교로 나아간다고 말하는데, 이는 한용운이 주장하는 ‘대중불교의 건설’과 일치한다. 천태종에서는 불교개혁론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교개혁론의 주장보다 더 진전시킨 부분도 있으며, 그러면서도 천태종 특유의 색채를 추가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삼대지표와 천태법화사상’
이기운 / 동국대 교수

천태종의 삼대지표(애국·생활·대중불교)는 천태종 향방의 중요한 방향타라고 할 수 있다. 이 삼대지표의 사상적 배경을 천태종의 소의경전인 〈법화경(法華經)〉에서 찾아보았다. 애국불교는 불자가 신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이상을 실현하고 국가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호국안민의 불교다. 〈법화경〉의 불연국토설은 불자들이 불교를 숭상하고 믿어 호법 호국하는 사상적 기반이 된다. 생활불교의 이념은 부처의 진실지의 내용을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방편지로 설한 개권현실(開權顯實)의 법문에서 찾을 수 있다. 대중불교의 연원은 〈법화경〉의 오종법사행, '관세음보살' 일심칭명에 의한 구제행, 다라니품의 법화오종법사 수호다라니 등과 천태교단의 입제법과 참법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상월원각대조사의 개혁관 연구’
김경집 / 진각대 교수

상월원각대조사(1911~1974)의 생애는 크게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눌 수 있다. 전반기는 출가와 구도, 오도이다. 후반기는 새로운 불교운동을 펼치고, 천태종을 중흥하여 한국불교 지평을 확대한 기간이다. 한국 근·현대불교와 궤를 같이 한다. 대조사의 개혁인식과 방향 역시 그 속에서 형성되고 실천되었다. 개혁의식이 형성된 시기는 생애 전반기(1925~1951)다. 1920년 이후 일어난 한국불교 개혁운동을 지켜보며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대조사 법어록 중 한국불교 개혁에 관한 글들이 이를 반증한다. 개혁의식이 확대된 시기는 생애 후반기(1952~1974)다. 대조사의 장년시절로, 한국불교의 상황을 직시하고 기존 불교계와 다른 실천수행과 천태종을 중흥하여 한국불교에 새로운 지평을 확대한 시기이다.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삼광사 주지 세운 스님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학술대회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권기현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장.
개회식 후 세운 스님이 '삼광사 개산 51주년과 삼대지표 운동'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마삼 삼학사 주지 월도 스님이 ‘천태종의 종무행정 현황과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논평자는 오지연 박사.
천태종 사회부장 도웅 스님이 논문 ‘불교복지와 삼광사의 역할’을 발표하고 있다. 논평자는 최연주 동의대 교수.
금강대 교수 광도 스님이 ‘상월원각대조사 법어에 나타난 천태사상’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보덕 스님(오른쪽)이 논문 ‘상월원각대조사의 불교개혁 고찰-마르틴 루터의 기독교 종교개혁 비교를 중심으로’를 발표하고 있다.
문무왕(오른쪽) 동명대 교수가 ‘삼대지표로 본 삼광사의 가람배치의 구조와 의미’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논평은 고영섭 동국대 교수가 맡았다.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논문 ‘코로나 시대, 어떻게 포교할 것인가’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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