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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설법> 침묵보다 값진 충고
  • 천태종 문덕 총무원장
  • 승인 2020.11.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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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제약회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일상의 생활을 되찾기까지는 1년 이상의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에선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욱 엄중한 경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없었던 것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원래부터 존재해 왔으며, 사람과 공존하며 살아왔는데 사람들의 이기와 욕망으로 인하여 변이를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독성을 품게 돼 사람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먹거리와 환경파괴 등은 이미 하늘과 바다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감염사태가 전세계에 펜데믹을 가져왔을 때도 지구환경론자들은 인간의 한없는 욕심과 이기로 인한 무분별한 환경파괴 등을 경고하고 청정한 삶으로의 질적 전환을 촉구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국가와 지도자도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지구촌은 생태계의 파괴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UN환경계획이 공동설립한 세계기상기구(IPCC)는 향후 생태계의 파괴로 인류는 극심한 식량난에 따른 기근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며,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경고를 간과한다면 머지않아 인류는 커다란 재난에 직면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를 일깨워주는 대목이 〈지장경〉에 나옵니다.

지장보살은 죄업에 가득 찬 중생들과 모진 악도에 떨어진 사람까지도 제도하길 서원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이러한 지장보살에 대해 이렇게 비유하고 계십니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본래의 집을 잃고 방황하다가 험한 길로 잘못 들어섰는데 그 길에서 숱한 야차와 호랑이·사자·구렁이·뱀·독사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때 마침 선지식이 있어 큰 술법(術法)으로 야차와 악한 짐승들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어리석은 나그네가 그 험한 길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보고 외쳤다.

‘가엾은 나그네여, 어쩌자고 이런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가? 모든 독기를 막아낼 수 있는 무슨 기이한 재주라도 있단 말인가?’

길 잃은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비로소 험한 길인 줄 깨닫고 곧 물러서며 이 길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때 선지식이 나그네의 손을 잡고 이끌어 험한 길에서 벗어나 넓고 평평한 길로 인도했다.

‘가엾은 나그네여, 지금부터는 다시 저 길에 들지 말아야 하느니 저 길에 드는 이는 벗어나기 어려우며 더욱이 목숨까지 잃게 되리라.’

길 잃은 사람은 감동했다. 선지식이 그에게 다시 말했다.

‘만일 친한 사람이나 길가는 사람을 보거든 저 길에는 악독한 짐승이 많이 있으므로 생명을 잃게 된다고 말해주어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죽음의 길을 걷지 않도록 하여라.’

선지식은 지장보살이니 이와 같이 지장보살은 큰 자비심으로 죄업을 짓고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원해서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게 하고 안락을 누리게 해주면, 중생들은 악업의 길에서 겪는 고통을 알고서 그 길에서 벗어나 다시는 고통을 겪지 않는다.”

중생들이 걷는 험한 길은 현재의 코로나 19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때 험한 길을 벗어나도록 가르치는 선지식의 말씀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만일 선지식의 말을 거스르고 자기 고집대로 그 험한 길을 가게 된다면 숱한 야차와 맹수와 독충들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선지식 또한 중생들이 고통에 빠져 있는데 아무 말도 않고 침묵한다면 죄업에서 비껴가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지장보살을 내세워 이 점을 일깨워주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 인간의 한없는 욕심과 이기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파괴·교란 등을 바로 잡는 삶이 중요합니다. 그 삶은 다름 아닌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려는 순수한 마음에 있습니다. 인간의 영혼이 맑고 투명하게 자연과 함께 한다면 자연은 더욱 유익한 많은 것을 인간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자연과의 교류가 이렇게 이루어져야 모든 오염과 파괴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침묵도 때로는 성스러운 가치를 지니기도 하지만 중생의 고통 앞에선 침묵보다 진실을 바로 알리는 충고가 더욱 값진 법입니다. 중생이 가는 길이 낭떠러지임에도 침묵하고 있다면 이는 양심과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 모두 코로나19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길 바란다면 그간 경종을 울렸던 지난 충고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욕심내고 화내고 어리석은 탐진치(貪瞋癡) 삼독심을 버리라. 그리하면 진정 행복한 해탈의 문이 열릴 것이다.” 부처님 말씀 앞에선 코로나19의 치성과 독기도 맥을 추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문덕 총무원장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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