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파 스님이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현 시국은 우리의 공업
〈법화경〉 독송하며 스스로 청정해져야”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77)이 60여 년간 독송해온 종단의 소의경전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편역, 출간했다. 〈묘법연화경〉은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원효 스님에서 김시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지식들이 주석서를 펴낸 경전이다. 근대에 와서 운허 스님·태허 스님·현해 스님·무비 스님 등도 편역한 바 있다.

홍파 스님은 11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숭인동 낙산묘각사에서 출판기자간담회를 열고 “〈묘법연화경〉은 상대적으로 다른 경전에 비해 읽기 쉬운 경전임에도 불구하고 ‘어렵다’고 말하는 불자들이 많았다.”면서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형태의 〈묘법연화경〉을 보여주고자 2년여 기간 동안 준비해 출간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묘법연화경〉은 국내에 전해진 불교경전 중에 가장 많이 간행된 경전이다. 대각국사 의천(義天, 1055~1101) 스님이 펴낸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 따르면 신라 때부터 연구가 활발했으며, 여러 연구 주석서가 나왔다. 숭불정책을 편 고려 때는 물론이고 불교를 배척하던 조선시대에도 110여 종이 간행됐다. 이렇게 〈묘법연화경〉 간행이 빈번했던 이유는 대승경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이기 때문이다.

홍파 스님은 “〈묘법연화경〉을 모르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고뇌와 출가 이유 등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묘법연화경〉은 담긴 에너지, 즉 경력(經力)이 가장 센 경전으로 불교의 에너지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경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소개한 후 “여러 선지식들이 펴낸 〈묘법연화경〉 해설서와 별찬서를 참고하면서 보다 새로운 시각에서 주석을 달았고, 기존 주석서와 달리 각 품 말미에 주석을 달아 차별화를 기했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책 출간을 기다리며 밤잠을 설쳤다. 부처님 인연으로 〈묘법연화경〉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어 한없이 기쁠 따름”이라고 출간의 감회를 털어놨다.

홍파 스님은 〈묘법연화경〉에 담긴 가르침 중에 현 시대에 귀감이 될 만한 경구로 〈묘법연화경〉 ‘비유품’에 나오는 “금차삼계 개시아유 기중중생 실시오자(今此三界 皆是我有 其中衆生 悉是吾子) 이금차처 다제환난 유아일인 능위구호(而今此處 多諸患難 唯我一人 能爲救護)”를 꼽았다. 스님은 “이 게송은 ‘삼계가 모두 내게 있고, 그 속의 중생은 모두 내 자식. 이곳은 모두 환난이어서 오직 내가 구호하리라.’는 뜻”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혼란스럽고, 힘든 시기다. 공업(共業)을 해결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청정해지고 바로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도입부에는 △원효 스님의 〈법화경종요〉 서문 △당(唐) 석도선 스님의 〈묘법연화경홍전(妙法蓮華經弘傳)〉 서문 △김시습의 〈묘법연화경〉 별찬을 실었고, 부록으로 △정명국사(靜明國師)의 〈법화경찬〉 △함허기화선사(涵虛己和)의 〈법화경송〉을 실었다. 제자는 여원구 동방연서회장이 썼다. 도서출판 범성 / 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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