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책방

유명화 / 김영사 / 16,800원
개인·가족·사회가 입은 마음 상처의 통합치유법

수많은 현대인이 갖가지 이유로 트라우마(Trauma)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개인의 마음을 병들게 할 뿐 아니라 가족, 나아가 사회를 병들게 한다. 특히 트라우마는 자식 세대에도 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 책은 여덟 살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저자가 일상의 삶이 무너져 갈 때 트로우마를 극복해 나간 과정은 담은 치유서다.

저자가 치유에 활용한 치료법은 대표적인 트라우마 치료법의 하나인 ‘가족세우기(Family Constellation)’다. ‘가족세우기’는 의뢰인의 문제는 의뢰인 원가족의 ‘얽힘’에 의한 것으로, 이 얽힘을 직면하고 해소함으로써 의뢰인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다. 단순한 심리치료 기법 중 하나였던 ‘가족세우기’는 독일 가톨릭 성자 출신의 버트 헬링거(Bert Hellinger, 1925~2019)에 의해 발전했으며, 우리나라에는 2001년 도입됐다.

저자는 “다세대 대물림되는 근현대사의 비극과 기형적인 사회현상, 조직의 문제, 개인의 불행 등의 연관성을 세우기 방법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대물림된 개인의 고통은 사회 병리현상이 됐다. 이제라도 세대를 통해 이어져온 국민적 트라우마를 내려놓는 작업을 범사회적으로 해야 한다. 이것이 책을 쓴 이유다.”라고 저술이유를 밝혔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개인과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갈등을 풀어내고, 갈등이 내적 성장의 자원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자 의도했다. 아울러 슬픔과 아픔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 마음의 상처를 감추는 사람들,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1부 슬픔과 아픔 - 왜 우리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가, 2부 가족세우기 테라피 - 얽히고설킨 트라우마를 푸는 법, 3부 치유와 화해 -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 4부 응용 - 더 깊은 치유를 위하여 등으로 구성돼 있다.

1부에는 근현대사의 비극이 개인의 운명 안으로 들어와 삶이 어떻게 힘들어지는지, 부모세대 등 윗대의 트라우마와 자녀의 발달 트라우마의 상관관계를 살필 수 있는 짧은 이야기를 담았다. 2부에는 가족세우기를 발전시킨 버트 헬링거는 누구인지, 가족세우기의 원리가 무엇인지, 저자 자신이 어떻게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했는지 등을 설명했다. 3부는 책의 하이라이트로, 트라우마의 근본 원인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가족사와 근현대사를 탐색했다. 여기에는 부모·자식관계 세우기, 부부관계 세우기, 연인관계 세우기, 형제관계 세우기, 죽음·질병·무기력 세우기, 돈과 일 세우기, 근현대사 트라우마 세우기 등 주제별 세우기 사례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4부는 ‘치유를 위한 언어’, ‘치유를 위한 명상’, ‘치유를 위한 움직임’ 등을 통해 가족관계에서 일어나는 트라우마의 악순환을 끊고 극복해 가족과의 연결감과 귀속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내용이다.

저자는 “트라우마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의 문제이며 나아가 사회의 문제다. 대물림되는 트라우마를 확장된 시각으로 인식만 해도 우리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책이 참고 버티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에게 관계의 지혜를 배우는 다독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