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 불교ㆍ유교 간 논쟁 분석
도웅 스님/운주사/25,000원

천태종 총무원 사회부장인 도웅 스님이 한국 사상사의 대표적 철학 논쟁 중 하나며, 한국 지성사를 한 단계 끌어올린 대론으로 평가받는 여말선초 불교와 유교 간의 논쟁을 체계적으로 다룬 책을 출간했다.

삼국 시대에 전래된 불교와 유교는 한국인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특히 불교는 단순히 종교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와 문화ㆍ사상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인의 삶 양식과 정신적 근간이 됐다.

불교와 유교는 역사 속에서 서로 갈등과 대립, 조화의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적으로 전개돼 왔다. 따라서 한국 지성사와 한국인 삶의 양식과 심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불교와 한국유교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며, 특히 신유학 전래 이후 불교와 유교가 가장 치열하게 대론을 벌였던 여말선초의 유ㆍ불 논쟁과 전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우리보다 먼저 불교를 받아들였던 중국에서는 양자의 대론과 융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도웅 스님은 “이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인도나 중국과는 다른 한국불교와 유교의 독자성을 밝힐 수 있다.”면서 “그때 비로소 한국의 불교, 한국의 유교가 무엇 때문에 서로 갈등하고 비판하며 또 조화를 시도하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한국 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대론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불교와 유교 간에 치러진 배불과 호불의 사회적ㆍ정치적ㆍ사상적 배경과 전개 과정, 그리고 그 핵심 내용과 의미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망(眺望)했다.

책은 △들어가는 글 △중국의 불교 수용-유ㆍ불 간의 교섭과 대립 △고려 말 유ㆍ불 대립의 배경과 추이 △조선 초기 배불 사상과 불교의 대응 △여말선초 유ㆍ불 철학 논쟁의 특징과 의의 △나가는 글 등으로 구성됐다.

도웅 스님은 “조선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정치세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상의 교체기에, 불교와 유교가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는 흥미롭기까지 하다.”며 “여말선초 유ㆍ불 대론의 시원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여기에 내포된 역사적ㆍ철학적ㆍ문화적 의의를 밝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웅 스님은 “이는 다종교 사회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역사적 교훈과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웅 스님.<금강신문 자료사진>

대한불교천태종 구인사에서 출가한 도웅 스님은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에서 ‘불교 효사상의 전개-유교의 효사상과 관련하여(2007)’로 석사학위를, ‘여말선초(麗末鮮初) 유교와 불교의 상호대응에 관한 연구-진호국가설(鎭護國家說)과 이단의 논란을 중심으로(2017)’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천태종 총무원 교무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천태종 총무원 사회부장ㆍ(사)나누며하나되기 이사장, 거제 장흥사ㆍ거광사 주지를 맡고 있다. 저서로 <효사상과 불교>, 역서로 <인도불교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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