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10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20년 1월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이하 지수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1988~2004년 사이 도난돼 장기간 은닉되어 온 14개 사찰의 도난문화재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번에 회수된 구례 화엄사 시왕도.<사진= 조계종>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협력
구례 화엄사 시왕도 등 14개 사찰 16건 

조계종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의 협력을 통해 14개 사찰의 도난문화재 16건 32점을 30여 년 만에 회수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0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월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이하 지수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1988~2004년 사이 도난돼 장기간 은닉된 14개 사찰 도난문화재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도난불교문화재 회수를 위해 국ㆍ내외 경매시장 상시 모니터링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다. 모니터링 중 올해 1월 13일 모 경매 사이트에서 도난 신고 된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 등 불화 2점이 경매 진행 예정인 사실을 확인하고, 지수대에 신고했다.

지수대는 경매사에 등재된 도난불교문화재 압수를 시작으로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7월 9일 도난문화재 은닉처를 찾아 청송 대전사 지장시왕도, 순천 동화사 영산회상도 등 32점의 문화재를 즉시 회수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를 은닉해 소장했던 A 씨는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친 문화재 은닉과 관련한 사건 재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이 선고됐고, 올해 6월 유죄가 확정됐다.

회수된 문화재 중 대부분의 불화는 경화(硬化) 현상으로 제대로 펼 수 없거나 채색이 박락(剝落)됐으며, 불상 역시 목재 틈이 심하게 벌어져있는 등 문화재 복구를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더불어 화기(畵記)와 사찰명 등이 도난문화재임을 은닉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훼손된 상태다.

조계종은 문화재 도난 예방과 회수된 도난문화재에 대한 조속한 환지본처(還至本處)를 위해 문화재 도난 관련 공소시효 확대 및 문화재 선의취득제도 폐지 등 제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지난 2014년 경찰청, 문화재청과 체결한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 이후 양 기관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도난불교문화재 회수를 위해 애써주신 지수대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또 “종단은 현재 확인된 도난불교문화재가 본래 사찰로 돌아가 예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강화와 도난불교문화재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이 회수한 문화재는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ㆍ지장보살도 △구례 천은사 나한상제석천상(6점) △달성 유가사 영산회상도 △순천 동화사 영산회상도ㆍ금강역사상(2점) △강진 백련사 삼장보살도 △청송 대전사 지장시왕도 △구례 화엄사 시왕도 △순천 선암사 지장보살도 △경주 백률사 지장보살도 △함양 벽송사 후불도 △전주 서고사 나한상(4점) △진주 청곡사 동자상(2점) △해남 미황사 동자상(7점) △문경 운암사 현황도 등이다. 

회수된 운암사 현황도.
문화재를 은닉한 A씨는 도난문화재임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운암사 현황도 하단부분의 사찰명을 훼손했다.
회수된 미황사 동자상 7점.
회수된 서고사 나한상 4점.
회수된 순천 동화사 금강역사상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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