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신문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지상설법
<지상설법> 정신건강과 마약중독
  • 천태종 운덕 대종사
  • 승인 2020.10.26 10:17
  • 댓글 0

요즘 들어 정신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이란 사회복지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내적 갈등을 겪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사람들은 환경적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내적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은 이러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과 상대적으로 좋은 정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불교의 수행법인 명상이 최근 유행하는 이유는 정신건강에 대한 폭넓은 관심 때문입니다. 명상은 종교를 떠나 정신건강 지킴이로 역할하거나 정신질환을 치유하는 방편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명상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람들이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는 데 기인합니다. 그래서 동양보다는 오히려 서양국가에서 ‘명상의 날’을 제정해 운영할 만큼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불교명상의 핵심은 두 가지 키워드를 갖는데 ‘집중(集中)’과 ‘통찰(洞察)’입니다. 이 두 가지 키워드는 정신건강과 접목할 경우 치유(治癒)의 기능까지 갖는다는 점에서 의학계에서도 활용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정신건강에 대한 인류의 관심이 커지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거스르는 일들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중독이 그것입니다. 최근에도 한 케이블TV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래퍼들이 대마초를 피웠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마약 오염국’의 위험 수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매달 마약사범으로 입건되는 사람이 1,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지난 해 대검찰청의 보고에 따르면 마약류 범죄로 검거된 사람이 1만 2,613명이고 재범률도 36%에 이릅니다. 해마다 마약중독자가 16만 명씩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매년 8,000명이 초범으로 검거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마약중독자의 양산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마약중독현상은 인터넷의 발달이 가져온 또 다른 병폐라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나 트위터·텀블러 등에서 각종 은어와 가상화폐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여기에서 한국이 동남아 마약 조직의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언론이 전하는 내용입니다.

사회학자들은 마약을 비롯한 각종 중독 문화현상을 경제적 풍요와 직결해 살펴보기도 합니다. 경제적 풍요가 가져오는 부작용 중 하나가 정신적 빈곤이라는 것입니다. 사회가 고도로 산업화되고 경제적 풍요를 구가할수록 정신적 빈곤에 따른 중독문화현상이 대두된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중독문화현상은 일찍이 산업화를 이룬 서구 선진국에선 이미 경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국가적 대책과 사회적 대응 또한 시급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의 측면에서 불교의 역할이 지대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신이 건강해야 국가가 부강해지고 미래가 밝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반대로 정신이 혼탁하고 온전치 못하면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상식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신건강은 아주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잘 일깨워주는 대목이 〈백유경〉에 나옵니다.

옛날 한 유모(乳母)가 아이를 데리고 길을 가다가 너무 지친 나머지 길에서 잠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던 환희환(歡喜丸)을 아이에게 주었습니다. 아이는 환희환의 맛에 빠져 그만 제 몸이나 물건을 돌볼 줄 몰랐습니다. 그 사람은 곧 아이의 패물과 구슬과 옷을 모두 가지고 가버렸습니다.

부처님은 이 일화를 들려준 후 “비구도 이와 같다. 온갖 일이 번거로운 곳에 즐겨 살다가 조그만 꾐에 빠져 번뇌의 도적에게 공덕과 계율의 보배구슬을 빼앗긴다. 그것은 마치 아이가 작은 맛을 탐해 갖고 있던 모든 물건을 빼앗기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마약은 〈백유경〉에 나오는 환희환과 같습니다. 잠시 환락을 주지만 자신이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을 내줘야 하는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불교에선 지나친 음주를 경계합니다. 대승경전에서는 술을 마시는 행위는 물론 술을 만드는 행위, 파는 행위, 권하는 행위 등을 일체 금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술의 10가지 병폐로 얼굴 빛이 나빠짐. 힘이 약해짐, 눈이 흐려짐, 성을 냄, 재산을 잃게 됨, 질병이 생김, 싸움이 잦아짐, 명예가 없어지고 나쁜 소문이 퍼짐, 지혜가 흐려짐, 죽은 뒤 삼악도에 떨어짐 등을 적시하셨습니다. 알콜 중독도 마약 중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육체와 정신건강을 위해 지나친 음주를 경계해야 하듯 우리 사회가 마약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불자들이 앞장 서 특별히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불교의 목적은 생명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약은 정신건강을 해치는 절대악으로, 인간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근절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운덕 대종사  ggbn@ggbn.co.kr

스마트폰 어플로 만나요, '천수천안 금강신문'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태종 운덕 대종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