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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 투쟁과 논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 승인 2020.10.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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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에 휩쓸리지 말고
사성제의 지혜로 세상보며
함께 행복한 길 걸어가야

세기적 변화기에 직면하면 다양한 사상과 종교, 이념, 가치관 등이 혼재하여 투쟁(鬪爭)과 논쟁(論爭)이 일상화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여기에 국가와 정부, 정치적 집단들을 배경으로 한 집단이기주의가 가세하면 투쟁과 논쟁을 넘어서 폭력이 난무하고 심지어 전쟁의 상황도 벌어지게 된다.

폭력과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사람들은 사랑과 자비를 주장하는 종교인들이다. 그렇지만 종교인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투쟁과 논쟁의 선봉에 서서 혹세무민하는 사례들도 나타나 세상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정치세력과 종교인이 결탁하면 독단주의에 빠져 더욱 심한 권위주의적 독재사회를 만드는 경향도 있다.

〈숫타니파타〉의 ‘투쟁과 논쟁의 경’에서는 “투쟁, 논쟁은 어디서 일어난 것인지, 비탄(悲嘆)과 슬픔, 인색(吝嗇), 자만(自慢)과 오만(傲慢), 그리고 중상(中傷)은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세존께서는 “투쟁, 논쟁, 비탄, 슬픔, 인색, 자만, 오만, 그리고 중상은 좋아하는 대상에서 일어난다. 투쟁과 논쟁에는 인색이 따르고, 논쟁이 생겨나면 중상이 따른다.”라고 설하였다. 모든 투쟁과 논쟁은 ‘좋아하는 대상’에 집착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분별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가르침이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갈등을 유발하는 투쟁과 논쟁의 이면에 각자의 욕망과 사적 욕구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욕구가 집단화되고, 규모가 커지면 이에 대해 선호하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이 생겨나고 이것이 집단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때문에 지혜로운 불자들이라면 어떤 현상에 휩쓸려 감정과 노력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조용히 지켜보면서 그러한 현상들이 서로에게 이익되고, 향상(向上)의 길로 인도하고, 너와 나를 함께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인지를 살펴보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조류에 매몰되지 않고, 함께 떠내려가지 않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해야 될 일을 아는 사람은 결코 일시적인 세파(世波)에 휩쓸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투쟁과 논쟁이 만연하고, 집단으로 편을 갈라 갈등을 야기하며 사욕을 채우려는 개인과 집단이 너무 많다. 이들은 갈등을 부추기면서 정도(正道)를 가지 못하고 삿되게 사익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후회할 일에 매몰되어 허우적대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다.

불자들이라면 사성제의 지혜로 세상을 보면서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 서로를 이익되게 하는 일, 퇴보하지 않고 성장과 발전으로 향하는 일을 찾고 그것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생은 길어 보이지만 죽음의 문턱에 서면 한순간 찰나에 불과하고, 무상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죽음이 임박해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서로의 이익과 화합, 그리고 무량한 공덕의 길로 나아가는 불자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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