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10월 14일 오후 3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3층 사회부장 집무실에서 제주4ㆍ3사건 당시 불교계의 아픔을 담은 회화 '피어나소서'를 기증받았다. 왼쪽부터 이수진 작가, 사회부장 성공 스님, 제주4ㆍ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사무처장. <사진=조계종>

10월 14일, 이수진ㆍ김계호 作 ‘피어나소서’

조계종이 ‘제주4ㆍ3사건’ 당시 불교계의 아픔을 담은 회화 1점을 전달받았다.

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0월 14일 오후 3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3층 사회부장 집무실에서 회화 기증식을 진행했다. 기증식에는 조계종 사회부장 성공 스님을 비롯해 회화 기증자인 이수진 작가, 제주4ㆍ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사무처장 등이 배석했다.

회화 ‘피어나소서’는 당시 제주도 구좌읍 금붕사 주지였던 상봉 스님이 군인에게 쫓겨 들어온 목동을 사찰에 들여보내고, 군인들과 대화 도중 발포된 6발의 총알을 맞아 희생당한 사건을 담았다. 이수진ㆍ김계호 작가는 당시의 아픔이 스며든 옛길 위에서 상봉 스님이 부처님의 손을 통해 연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공동으로 제작했다.

기증식에서 이수진 작가는 “작품을 공동 제작한 김계호 작가의 동의를 얻어 조계종에 기증하게 됐다.”면서 “불교의 아픈 역사를 담은 작품이 계속해서 전시되고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성공 스님은 “소중한 작품이 종단의 사료로 잘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4ㆍ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총 7년 7개월간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 진압 과정 중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당시 남한지역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이 무장봉기를 일으켰고, 이들과 미군정ㆍ국군ㆍ경찰ㆍ서북청년당 등이 충돌했다.

당시 제주 불교계는 사찰을 제주민의 피신처로 제공했으며, 승려 16명이 희생되고, 사찰 35개소가 소실됐다. 김대중 대통령의 4ㆍ3특별법 제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제주4ㆍ3사건진상보고서 채택 및 최초 사과 등이 이뤄졌지만, 불교계의 아픔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수진 작가는 2020년 5월 조계종 사회부와 제주 4ㆍ3범국민위원회가 주최한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전시회를 통해 종단과 인연을 맺었다. 이 작가는 △특별예술가상(2012) △한ㆍ중ㆍ일 문화협력 미술제 대상(2013) △아세아 미술 초대전 대상(2015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세계미술 축전 우수작가상(20118)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수진ㆍ김계호 作 피어나소서. 제주산 보리대, 천연염색, 캠퍼스 출력.(40.5cm X 60.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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