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에 새겨 마음에 담은 최상승 법문

고려대장경 초조본 〈첨품묘법연화경〉 경판 246장(외장 13장 포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천태종 총본산 단양 구인사 불교천태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고려대장경 초조본 〈첨품묘법연화경〉 246장 한눈에
구인사 불교천태중앙박물관서 2021년 2월 21일까지

고려대장경 초조본에 포함돼 있던 〈첨품묘법연화경〉 경판 246장(외장 13장 포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천태종 총본산 단양 구인사 불교천태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8월 29일 개막한 ‘고려대장경 초조본 〈첨품묘법연화경〉 각성불사 회향 특별전–목판에 새겨 마음에 담는 최상승 법문’은 2021년 2월 21일까지 계속된다.

고려는 나라를 침입한 거란을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물리치고자 간절히 발원하며 ‘대장경’ 판각을 시작했다. 약 80년에 걸쳐 ‘고려대장경(초조본)’을 판각해 대구 부인사에 보관했지만, 150년 뒤인 1232년 몽골군의 침입으로 전소되는 비운을 겪는다. 현재 합천 해인사에 보관 중인 대장경은 몽골의 침입을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막아내고자 고종 23년(1236)부터 16년에 걸쳐 완성해 재조대장경으로 불리고 있다.

재조대장경 조성 이후 고려·조선 시대에 각 경전과 고승 문집 등이 부분적으로 판각되긴 했지만, 초조대장경 ‘인경본’으로 복각(復刻)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천태종이 2016년부터 고려대장경 초조본 〈첨품묘법연화경〉 판각을 시작했다. 판각은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부모은중경〉 등 다수의 불경 목판을 복원한 대장경 판각 전문가인 안준영 대장경문화학교장이 맡았다.

천태종은 고려대장경연구소의 협조를 얻어 고려 초조대장경 ‘인경본’을 다량 소유하고 있는 일본 남선사(南禪寺)와 교류하며, 2016년 4월 완질로 남아있는 〈첨품묘법연화경〉의 데이터베이스 사용을 승인받고 판각 불사에 들어갔다. 이어 천태종은 2016년 8월 13일 〈첨품묘법연화경〉 각성 불사 고불법회를 봉행, 본격적으로 판각 불사 시작을 알렸다. 9월 9일에는 자문위원을 위촉했고, 11월 30일에는 ‘〈첨품묘법연화경〉 조성불사와 그 의의’를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판각 불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이번에 완성된 고려대장경 초조본 〈첨품묘법연화경〉 경판은 4년여 간에 걸쳐 권1 30장, 권2 33장, 권3 38장, 권4 36장, 권5 34장, 권6 36장, 권7 26장 등 총 7권 233장과 발문·시주질 13장 등 총 246장으로 이뤄졌다.

경판 조성에는 산벚나무를 소금물에 삶아 3년 이상 그늘에 건조시킨 목판을 사용했으며, 경판은 단면(單面)에 가로 70cm, 세로 25cm, 두께 4cm 1판 14자 23행으로 구성됐다. 본문 서체(書體)는 ‘초조대장경본체’를 그대로 복각했으나, 발문과 시주질 등 기타 내용은 새로 창안한 ‘월인석보체’로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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