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책방

고이데 요코 / 불광출판사 / 16,800원
일본불교 대표하는여섯 스님의 ‘깨달음’

32살의 여성 불자가 일본불교를 대표하는 여섯 스님을 찾아가 ‘깨달음’을 주제로 인터뷰했다. 저자 고이데 요코(小出遙子)가 만난 스님은 모두 일본 불교계의 주류인 천태종·조동종·임제종에서 존경받는 스님들이다.

필자가 만난 스님은 조동종 국제센터 소장 후지타 잇쇼(藤田一照) 스님, 임제종 엔카쿠지파 관장인 요코타 난레이(横田南嶺) 스님, 쓰쿠요미(月読)명상연구회를 이끄는 고이케 류노스케(小池龍之介) 스님, 천태종 최고 수행과정으로 꼽히는 12년 농산행(籠山行)을 마친 호리사와 소몬(堀澤祖門) 스님, 정토진종 샤쿠 텟슈(釈 徹宗) 스님과 정토진종교학연구소장이자 오사카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오미네 아키라(大峯 顕) 스님 등이다.

후지타 잇쇼 스님은 “깨달은 인간 이하의 인간보다 깨닫지 않은 인간다운 인간이 낫다.”며 깨달음을 좇는 사람들에게 진짜 중요한 건 ‘특별한 깨달음’이 아니라 하루를 ‘바르게 살아가는 것’임을 일깨워줬고, 요코타 난레이 스님은 “세상에 아무것도 깨달을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라고 말하면서 눈을 돌려 주변을 바라보면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자연의 조화로움을 마음 깊이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깨달음이라 말한다.

또 고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깨달음이란 아무래도 좋고, 상처받지 않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을 다 놓아버리고 매 순간 현재에 충실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고, 호리사와 소몬 스님은 “(특별한)깨달음은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하면서 ‘지금 모습 그대로가 부처’라는 이치를 알게 되면 멀리서 깨달음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여섯 스님이 ‘깨달음’에 관해 들려준 답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깨달음이 일상을 벗어나지 않고,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공통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깨달음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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