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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 불보살4_유튜버 별빛사리열정 담은 찬불가 한 소절 100년 후에도 기억되길
  • 글·사진 문지연 기자
  • 승인 2020.09.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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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별빛사리는 대중의 마음에 불심을 저격하겠다며 뭉친 청년불자 송우주·서정민·송승현 씨로 구성됐다.

세상을 요란스레 적시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던 7월 말, 유튜버 ‘별빛사리’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성산동에 위치한 녹음실로 향했다. 건물 계단을 내려가자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르는 찬불가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문을 여니 전자피아노·마이크 등 녹음장비가 빼곡하게 놓인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멤버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별빛사리’ 세 청년이 꿈을 키워가는 작은 공간이다.

불심으로 뭉친 세 청년

‘별빛사리’는 대중의 마음에 불심을 저격하겠다며 뭉친 청년불자 송우주(35, 본명 박정환)·송승현(32)·서정민(32) 씨로 구성돼 있다. 별빛사리는 리더인 송우주 씨가 클래식(성악·피아노)을 전공한 불자를 모아 만든 그룹이다.

선불남성합창단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별빛사리 리더 송우주 씨.

송우주 씨는 음대 성악과에 다닐 때부터 10여 년간 가평 성주사에서 큰 행사가 열릴 때마다 음성공양을 올렸다. 그는 평소 지방 작은 사찰에 다니는 불자들이 합창단 공연이나 찬불가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고, 찬불가 그룹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불교음악을 들려줘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같은 생각을 성주사 주지 성수 스님에게 말씀드렸다. 스님도 그 뜻에 크게 공감해 주시면서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아름다운 별빛처럼, 사람들의 가슴속에 참된 사리(舍利)가 되는 음악을 하라.’는 뜻을 담아 ‘별빛사리’라는 그룹명을 선물해 줬다.

그룹명을 먼저 만든 우주 씨는 뒤늦게 팀원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자보다 음악 전공자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다. 이렇게 별빛사리 1기가 탄생했는데, 의욕적으로 음악활동에 매진하긴 했지만 서로 종교관이 다르다보니 의견충돌이 잦았다. 결국 1년여의 활동 끝에 1기는 해체했다. 이때 우주 씨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전문성을 가진 불자들로 팀을 꾸려야겠다.”고 다짐하고, 별빛사리 2기를 기획했다.

멤버를 찾던 송우주 씨는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서정민 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같은 대학 학과후배이자, 어린 시절부터 절에 다녔던 신심 깊은 불자이기도 했다. 우주 씨는 정민 씨에게 찬불가를 통한 음성포교를 제안했고, 정민 씨도 흔쾌히 승낙해 유학을 마치자마자 한국에 들어와 ‘별빛사리’에서 ‘바리톤(Baritone)’을 맡게 된다. 반주자인 송승현 씨는 불교계 남성 합창단인 ‘선불남성합창단(상임지휘자 민선희)’을 통해 인연이 닿았다. 집안에 출가한 스님이 있을 정도로 독실한 불자 집안에서 자랐고, 본인도 불교를 신앙했기에 합창단 반주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렇게 현재의 자칭 비주얼 앙상블그룹 ‘별빛사리’가 탄생했다.

공연과 유튜브, 두 마리 토끼 쫓아

‘별빛사리’는 찬불가 공연을 원하는 사찰이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지만, 인지도가 낮은 탓에 부르는 곳은 많지 않다. 세 사람은 더 많은 스님과 불자에게 ‘별빛사리’를 알리고자 2019년 5월 ‘붓다콘서트 찬불가 열창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회 우승’이라는 큰 포부를 안고 자신만만하게 나섰지만 결과는 ‘예선 탈락’이었다. 음악전공자이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심사위원들이 판단한 건 아닐까 추측도 해봤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남았다.

주변에는 공연을 기대했던 사람들도 있었고, 다른 방식으로라도 별빛사리의 이름을 알려봐야겠다는 생각에 예선전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막상 영상을 올리고 나니 접근성도 좋고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유튜브의 특성이 자신들이 원했던 홍보 방향과 딱 들어맞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우주 씨는 “예선 탈락은 정말 부끄러운 ‘흑역사’지만, 덕분에 찬불가를 콘텐츠로 한 유튜버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별빛사리’는 첫 영상을 올린 뒤 본격적으로 ‘찬불가 공연’과 ‘유튜브 채널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전국 사찰을 다니며 공연을 했고, 서울로 돌아온 후에는 유튜브 업로드용 영상을 촬영·편집해 올렸다. 하지만 별도로 영상촬영·편집 기술을 배운 적이 없었고, 이후 반주음악 제작과 음원과 영상사이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작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보니 영상 한 편 올리는데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이 소요됐다.

녹음실에서 찬불가를 연습하는 송우주 씨와 송승현 씨. 송승현 씨 반주에 맞춰 송우주 씨가 노래하고 있다.

이런 생활이 몇 개월간 지속되면서 세 사람은 시간 부족, 체력의 한계, 경제적 어려움까지 3중고를 겪어야 했다. 작업실 운영비, 음악 및 유튜브 촬영장비 구입비, 공연을 위해 소요되는 교통비와 식비를 직접 충당해야하다 보니 ‘별빛사리’ 활동은 점점 힘에 부쳤고,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아졌다. 이들은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자신들을 따라 노래를 함께 불러주던 관객과 응원해 주던 불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도 큰 힘이 됐다. 조금씩 늘어가는 ‘조회수’·‘구독자’·‘좋아요’는 세 청년이 고비를 만날 때마다 찬불가 공연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 또 다른 원동력이 됐다.

현재 별빛사리는 유튜브에서 △별빛사리 △정민이 노래와 찬불가 공부 △송우주 △혜주 송승현의 피아노 살롱 등의 콘텐츠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트로트나 일반 가요 영상도 찬불가와 함께 올리고 있다. 대중이 흥미를 가질 만한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가, 이를 보고 들어온 사람들이 자연스레 찬불가를 들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별빛사리’ 팀은 시대 흐름에 맞는 포교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송승현 씨는 “청년 포교를 위해서는 젊은 친구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하고, 이들이 관심 갖는 요소를 활용해야 한다.”며 “끊임없는 도전으로 불법(佛法)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별빛사리’의 업[Karma]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월 2일 백중 천도재에서 송우주 씨가 음성공양을 올리고 있다.

불교크리에이터 1기 선발

‘별빛사리’의 목표는 대중불교음악(Popular Buddhism Music)의 활성화다. 서정민 씨는 “기독교의 찬송가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접해봤을 정도로 친숙한데, 찬불가는 사람들이 잘 몰라서 늘 안타까웠다.”면서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무심코 찬불가를 흥얼거릴 정도로 찬불가를 친숙하게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별빛사리’는 2019년 9월 20일 조계종 불교크리에이터 1기에 선발됐다. 이후 BTN불교TV, BBS불교방송에 출연하는 등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조금씩 늘어났다. 하지만 올 초 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로 인해 사찰 법회와 행사가 잇달아 취소·축소되면서 활동은 크게 위축되고 말았다.

‘BTN 오늘은 좋은날’에 출연해 공연하는 송우주·서정민 씨.

반면 유튜브에 대한 반응은 늘어나 영상 위주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찰마다 온라인 법회 등 유튜브 활용이 늘어나면서 불자들은 인터넷 플랫폼 사용에 자연스럽게 적응했다. 불자들은 불교 관련 영상을 비롯해 찬불가를 찾아서 듣게 됐고, ‘별빛사리’ 영상의 조회수도 덩달아 올랐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었지만 세 사람이 다시 희망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별빛사리’의 꿈을 묻자 잠시 고민하던 이들은 “100년 뒤에도 ‘별빛사리’라는 이름이 남아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위해 꿈을 가진 청년 불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별빛사리’가 세 사람만을 위한 그룹이 아닌, 불교 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 불자들의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우주 씨는 “저희는 찬불가를 통한 포교를 위해 모였지만, 불교에는 음악 외에도 다양한 예술 분야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당장 화려하게 꽃을 피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별빛사리가 ‘예술의 장’이 되어 다양한 청년 불자들이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이 된다면, 불교 포교에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청년이 불심과 열정을 담아 부른 찬불가가 불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가슴속에도 오래도록 반짝이는 ‘별빛사리’로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별빛사리 유튜브 화면 갈무리.

글·사진 문지연 기자  dosel74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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