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호계원, 주지 자현 스님에 공권정지 3년

조계종 재심호계원이 의성 고운사 주지 자현 스님에게 공권정지 3년의 징계를 확정한 것과 관련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가 고운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다짐했다.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도륜 스님·천성용, 이하 고운사비대위)는 8월 2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계종 재심호계원의 판결로 자현 스님의 범계행위는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고운사비대위는 재심호계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고운사가 조속히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교구 사부대중의 뜻을 잘 받들어 실추된 교구와 조계종단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날을 참회하고 전법과 수행정진에 매진하겠다.”며 ”조실스님과 여러 원로대덕 스님들의 뜻을 잘 받들고, 여법하게 정진함으로써 고운사를 청정한 사찰로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고운사비대위의 입장 발표에 앞서 조계종 재심호계원(원장 무상 스님)은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제132차 심판부를 열고 재산 및 직무비위(사찰재산 은닉 및 횡령) 혐의로 회부된 자현 스님에 대해 공권정지 3년과 변상금 2억 3,950여만 원 납부를 결정했다.

한편 고운사는 주지 자현 스님에 대한 공권정지 징계 결정에 따라 신임 주지를 선출하는 산중총회를 30일 이내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하 고운사비대위 입장문 전문>

조계종 재심호계원이 8월27일 고운사 주지 자현스님에 대해 공권정지 3년을 결정하였습니다. 재심호계원의 판결로 자현스님의 범계행위는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는 재심호계원의 판결을 받아들이며 고운사가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더 노력할 것을 사부대중에게 약속드립니다.

고운사의 혼란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 주지 자현스님의 범계행위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자현스님이 2018년 9월 고운사 주지로 부임할 당시만 해도 고운사 사부대중은 주지스님이 대중과 소통하고 화합하며 새롭게 교구를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자현스님은 이런 사부대중의 기대를 외면하고 독선과 독단으로 교구를 이끌면서 대중과 갈등을 야기하였습니다. 급기야 작년 7월부터 고운사 교구 안팎에서는 자현스님이 직접 임명한 총무국장스님과 갈등을 벌이다 서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폭행사건의 배경에 자현스님이 교구의 여성종무원과 부적절한 관계가 연루되어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습니다. 이런 소문이 의성지역은 물론 안동지역으로 퍼지면서 고운사 사부대중은 자괴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청정한 사찰에서 주지스님이 총무국장스님과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여성 종무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고운사 사부대중은 이 일에 대해 자현스님을 만나 진실을 확인하고자 했지만, 자현스님은 끝내 외면하였습니다. 그러다 자현스님과 관련한 의혹들이 지역방송 뉴스에 방송되고, 교계언론에서도 이 같은 의혹들이 보도되었습니다. 자현스님과 폭력을 행사했다는 총무국장스님으로부터 자현스님의 범계행위에 대한 내용을 직접 들었다는 스님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자현스님은 자신이 주지로 있던 사찰에서 공금까지 횡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고운사는 지역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었고 많은 신도들도 고운사를 외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라도 자현스님이 대중들에게 참회하고 주지에서 물러났다면 고운사가 이렇게까지 혼란스럽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자현스님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기는커녕 오히려 고운사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스님과 신도들로 구성된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를 음해, 고소하는 등 차마 출가수행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벌여왔습니다. 이로 인해 신도들 사이에서도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고운사를 아끼고 사랑했던 스님과 신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말았습니다.

고운사는 조실스님의 지도로 청정하게 수행하며 전법을 실천하는 모범적인 도량이었습니다. 고운사 대중 스님들은 신도들과 사중의 모든 일을 함께 논의하고 뜻을 모아 불사도 진행하였습니다. 신도들은 고운사 스님들이 지역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깊이 공감하였고, 부족하지만 함께 뜻을 모으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왔었습니다. 고운사에 대한 자부심도 컸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자현스님의 독선과 독단, 그리고 자신의 범계행위로 인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일궈왔던 청정도량 고운사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나서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조계종 총무원 초심호계원에 이어 재심호계원이 자현스님의 범계행위를 확인하고 징계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고운사 일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교구뿐 아니라 종단과 불교계가 세간으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종단과 불교계에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지면을 통해 머리 숙여 참회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조계종 종정예하를 비롯해 원로스님, 총무원장 스님과 종단 부실장스님, 호계원장스님과 호계위원 스님, 그리고 종단 관계자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도 이 자리를 빌려 참회의 절을 올립니다. 또한 고운사 조실 큰스님과 대덕스님들께도 참회의 절을 올립니다.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는 이제 교구 사부대중의 뜻을 잘 받들어 교구가 다시 화합하고 안정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실추된 교구와 조계종단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날을 참회하고 전법과 수행정진에 매진하겠습니다. 또 조실스님과 여러 원로대덕 스님들의 뜻을 잘 받들고, 여법하게 정진함으로써 고운사를 청정한 사찰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그동안 고운사를 걱정하고 도움을 주셨던 모든 사부대중에게 참회의 절과 함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고운사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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