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해외로 무단 반출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만에 환지본처 한다. 환영법회는 9월 20일 신흥사 극락보전에서 진행한다. 사진은 환수된 영산회상도(4.064m x 3.353m). <이하 사진=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시왕도, 1954년 미군이 무단 반출
8월 28일 신흥사 도착, 9월 20일 환영법회 예정

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해외로 무단 반출된 속초 신흥사의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와 시왕도(十王圖)가 66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간다.

신흥사(주지 성일 스님)는 8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LA 카운티(LACMA) 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던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한다.”고 밝혔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1755년(영조 31년) 조성된 가로 4.064m, 세로 3.353m 크기의 대형 불화다. 신흥사 본전인 극락보전의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호)의 후불화로 법당을 장엄했었다. 함께 환수된 시왕도는 1798년(정조 22년) 가로 1.244m, 세로 93.9cm 크기로, 명부전에 봉안돼 있었다. 이 불화 두 점 모두 1954년 6~10월 사이 미군에 의해 해외로 무단 반출된 것으로 추정한다. 

영산회상도는 2007년 카운티 미술관의 수장고에서 여섯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진 채 발견됐으며, 2010년 9월부터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복원했다.

신흥사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의 환수를 준비했으며, △조계종 △강원도 △속초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과 협력해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청하는 등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올 7월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불화 두 점을 환수했다.

환수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8월 28일 오전 9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출발해, 당일 오후 신흥사 산문에 도착할 예정이다. 신흥사는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원소장처인 극락보전과 명부전으로 각각 이운해 간단한 의식을 치를 계획이다. 영산회상도는 대중 스님 8명이, 시왕도는 속초시 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위원 4명과 포교사 4명이 각각 이운한다.

신흥사는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환영법회때까지 유물전시관에 보관할 계획이다. 환영법회는 9월 20일 오전 11시 극락보전에서 열린다. 환영법회 후에는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주요 전각에 봉안할 예정이다. 훼손이 심한 시왕도 3점은 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흥사 관계자는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가장 시기가 오래됐고, 불화의 규모와 화격에 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아직 환수하지 못한 4점의 시왕도는 미국 내 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계속해서 환수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회수된 신흥사 시왕도(124.4cm x 93.9cm)..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7월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환수됐다.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도착한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아직 환수하지 못한 시왕도 일부. 현재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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