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욕구가 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끼는 본능일 것입니다. 더욱이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를 구가하고 있고 의학도 인간의 수명을 크게 늘릴 만큼 첨단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겨난 말이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입니다. 나이 100세를 넘은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대사회를 반영한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은 100세 인구가 총인구 대비 0.04~0.05%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UN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 됐을 때 전 세계적으로 100세 인구는 300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여러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인간의 최대 수명은 125세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일본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는 “분자생물학이나 면역학 입장에서 인간이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적당량의 운동을 하며 필요한 의학적 치료와 예방을 충분히 한다면 125세까지 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수명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말씀하셨을까요? 부처님은 육체의 병도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며 육체와 마음을 따로 구분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살려 대중에게 설파한 대표적인 말씀이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입니다. 〈보왕삼매론〉은 중국 명나라 때 묘협이라는 스님이 어려운 일을 만날 때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적어놓은 글귀입니다. 그 첫 번째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병고로써 양약을 삼아라.”  

몸이 아무리 건강해도 마음이 병들면 모든 것을 순식간에 잃게 됩니다. 부처님께서도 이와 관련해 〈증일아함경〉에서 “나의 몸은 병들고 나는 병을 초월할 수 없다는 것을 언제나 되새겨야 한다. 누구나 건강할 때는 ‘건강하다.’는 자신감에 취해 몸과 말과 뜻으로 갖가지 업을 짓게 된다. 그러나 병을 초월할 수 없다는 것을 되새기게 되면 교만함이 사라지고 악업도 줄어들게 되느니라.”하셨습니다. 

이것은 몸과 마음을 하나로 여겨 늘 안락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즉 건강을 해치는 병은 주위 환경과 물질에 원인이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불교의 입장입니다. 이를 자세히 설명하는 게 〈수행본기경〉에서 제시하는 ‘사백사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병은 모두 합해 404개가 있다는 가르침으로 이는 인간의 육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대(四大), 즉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4대가 조화를 잃게 되면 병이 일어나는데 각 요소마다 101가지 병이 있다고 합니다. 즉, 지대(地大)가 증가함으로써 황병(黃病)이 일어나며, 수대(水大)가 쌓임으로써 담병(痰病)이, 화대(火大)가 성행함으로써 열병(熱病)이, 풍대(風大)의 움직임이 심해짐에 따라서 풍병(風病)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4대에 101가지의 병을 모두 합치면 404개의 병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불설구횡경(佛說九橫經〉에서는 사람이 횡사하는 아홉 가지 원인이 있는데 이것만 잘 피하면 장수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첫째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 밥을 먹는 것이고, 둘째는 양을 생각하지 않고 밥을 먹는 것이며, 셋째는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고, 넷째는 체한 음식을 토해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배설을 멈추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계(戒)를 간직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악지식(惡知識)을 가까이 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마을에 때가 아닌 데 들어가거나 법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피해야 할 것을 피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들을 잘 지키면 두 가지 복이 있는데 하나가 장수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장수하면서 정법을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과 관련해 경전의 여러 말씀을 살펴보건대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마음가짐과 계행(戒行)의 준수입니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들은 평균 나이 60세를 넘지 못하던 기원전 시대에 80~100세를 살면서 장수하셨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 어떤 첨단의료기기도 우리의 마음까지 올바르게 잡아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계행이 깨끗하지 못하면 찾아오는 병을 물리칠 수 없습니다. 늘 안락하고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건강에 유념할 때 무병장수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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