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한국 전통사찰 9곳 순례기
주수완/조계종출판사/17,000원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1995년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과 경주 불국사·석굴암을 세계문화유산으로, 2007년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 이어 2018년에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7곳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의 전통 산사(山寺)가 가진 역사와 전통을 현재까지도 원형 보전에 힘쓰고 있고, 시대의 건축물을 통해 예술성과 문화사적 가치가 커 세계인들이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미술사학자인 주수완 우석대학교 조교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통 사찰 9곳을 직접 발로 뛰며 조사·연구·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사찰의 역사, 가람배치 및 전각, 문화재, 사찰이 가진 문화적 특징 등을 담은 책 〈한국의 산사 세계의 유산〉을 출간했다.

저자는 “각 사찰은 한국불교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찰들을 중심으로 한국불교가 지닌 진정성·다양성·특수성·보편성·융합성·역사성을 두루 유기적으로 살피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책은 △통도사-동쪽에 솟아오른 영축산 △부석사-보드가야를 캐어 옮기다 △법주사-미륵이 내려오시는 곳 △봉정사-살아있는 건축박물관 △마곡사-법화·화엄·선이 만나 예술이 된 곳 △선암사-불교, 전통에 서다 △대흥사-불교, 전통에 서다 △해인사-석가모니 법등을 해동으로 옮겨오다 △불국사와 석굴암-보시와 전생 그리고 효가 빚어낸 결정체 등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각 사찰마다 특징을 찾아내 부제를 붙였고, 이를 중심으로 개별 사찰이 갖고 있는 역사와 전통, 문화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풀어냈다. 합천 해인사를 예로 들면, 유네스코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지만, 저자는 해인사가 갖고 있는 역사 역사성과 전통성,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중점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해당사찰에 관한 내용을 심도있게 다루다보니 불교가 생소한 이들에겐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해당 사찰에 관한 여러 면모를 보다 자세하게 살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독자들에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다보면 해당 사찰이 갖고 있는 여러 요소들이 이들 사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사찰에 해당되는 요소임을 발견하시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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