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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위기의 지구환경_환경위기 고발한 독립다큐 2편외면해온 환경 위기는 모두가 함께 지은 共業

비닐·플라스틱 줄이기는
미래 세대 살리고
뭇 생명 구하는 보살행

미국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은 1962년 살충제로 인한 생태계 파괴 실태를 고발한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을 출간했다. 책은 출간 전부터 미국 화학업계의 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미국의 풀뿌리 환경운동을 촉발시켰고 4월 22일 ‘지구의 날(Earth Day)’ 제정을 이끌어냈다. 〈침묵의 봄〉이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도서·영화·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미디어가 대중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한다.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
(A Plastic Ocean, 2016)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는 해양생태계의 현실을 알게 된 크레이그 리슨(Craig Leeson) 감독이 플라스틱 오염의 실태와 원인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다큐는 ‘플라스틱을 휴지통에 버리면, 그 쓰레기가 사라졌다고 믿는’ 우리에게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져온 결과의 심각성을 낱낱이 보여준다.

크레이그 리슨은 인도양에서 대왕고래를 촬영하던 중, 고래 주위와 수면에 떠다니는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후 우리가 무분별하게 생산하고, 쉽게 소비한 플라스틱으로 인해 지구 생태계가 얼마나 무참히 파괴되고 있는지를 알려야겠다고 다짐한다.

80% 이상의 해양폐기물이 육지에서 흘러왔고, 이중 70%의 플라스틱이 해저에 가라앉는다. 수심 1,600m의 해저 바닥에도 해류에 의해 모인 플라스틱 병과 폐비닐이 널브러져있다. 바다에서는 플라스틱이 자외선·파도 등에 의해 잘게 부서지며, 더 넓게 퍼지는 ‘플라스틱 스모그’ 현상이 발생한다. 플라스틱은 아무리 작은 조각으로 분리돼도 썩지 않고 소리 없이 바다를 표류한다.

문제는 인간은 플라스틱이 무엇인지 알지만, 동물은 모른다는 점이다. 뭍에서 가까운 바다에 서식하는 슴새는 바다에서 먹이를 구한다.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 어미새는 이것이 자신의 아기를 해치는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새끼에게 먹인다. 실제로 생후 90일 된 새끼 슴새의 위장 안에서 276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고, 조각들의 무게는 전체 체중의 15%를 차지했다.

다큐를 촬영하고 있는 크레이그 리슨 감독(좌). 그는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전 세계인과 공유하고자 다큐를 제작했다. 〈넷플릭스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 캡쳐〉

새 뿐만 아니라 해양 동물도 플라스틱에 고통 받는다. 바다거북은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하고 먹다가 배에 가스가 차서 잠수를 못하고, 브라이드 고래는 소화기관이 6㎡의 폐비닐로 틀어 막혀 영양실조로 죽음을 맞이했다. 미세플라스틱이 플랑크톤보다 많은 해역이 곳곳에 나타나는 등 플라스틱은 이미 바다 곳곳으로 퍼져나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인간의 삶도 위협했다. 선진국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입한 남태평양 투발루 섬의 주민은 “쓰레기를 수입한 이후로 주민들 사이에 불임과 암이 증가했다.”고 증언한다. 필리핀 마닐라만 끝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지에는 약 2,000가구가 거주하는데, 이 쓰레기가 자신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걸 알면서도, 쓰레기더미를 뒤져 병·캔·플라스틱을 되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크레이그 리슨 감독은 다큐멘터리 중간마다 ‘당신이 이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미국에서만 플라스틱이 약 2,628톤 버려졌다.’와 같은 구체적인 수치를 보여주며 우리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 순간에도 플라스틱이 생산되며, 짧게 쓰이고 쉽게 버려져 바다로 다시 흘러들어간다는 사실은 다큐를 보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크레이그 리슨 감독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제작 및 소비 줄이기, 플라스틱 재활용, 업사이클링 등을 제시한다. 그는 지구를 살리는 게 곧 나와 미래 세대를 살리는 길이며, 이를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당장 동참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다표범이 버려진 그물에 걸려있는 모습. 수많은 바다생물이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고통 받고 있다.〈넷플릭스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 캡쳐〉

돔 지붕 아래서
(Under The Dome, 2015)

‘돔 지붕 아래서-차이징의 스모그 조사(柴静雾霾调查:穹顶之下)’는 중국 공영방송 CCTV의 앵커 차이징(柴靜)이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차이징은 자신의 아이가 악성 종양을 앓게 된 원인이 ‘스모그’라고 생각했다. 그 후 1년 동안 중국 주요도시와 영국, 미국 등을 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다큐는 산시성(陝西省)에 사는 왕휘칭(王慧卿, 6)과 차이징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왕휘칭은 “태어나서 밤하늘의 별, 흰구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대답해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준다.

2014년 한 해 동안 베이징에서는 175일간 스모그가 발생했으며, 다른 주요도시에서도 100일 이상 지속됐다. 중국을 뒤덮은 스모그에는 15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발암물질은 폐·방광·뇌 등 주요 장기에 침투해 DNA를 파괴하고, 치매·폐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차이징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중국인의 폐암 사망률은 465% 증가했으며, 매년 50만 명이 조기에 사망하고 있다.

차이징은 경제성장과 개발을 위해 사용한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스모그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중국의 석탄사용량은 36억 톤으로, 같은 해 전 세계에서 사용한 석탄사용량보다 많다. 차이징은 석탄 사용량과 공해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보호부 직원과 탕산(唐山) 지역의 철강공장을 불시에 찾아간다. 공장은 먼지 필터도 없이 다량의 이산화황과 매연을 공장 굴뚝으로 배출하고 있었다. 차이징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공장을 신고했지만, 공장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환경보호부 측은 그 이유에 대해 “10만 명의 일자리가 걸려있다.”고 짧게 답했다.

1) 스모그로 뒤덮인 베이징 하늘. 이 스모그에는 벤조피렌을 비롯한 15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있다.
2) 한 남성의 뒤로 보이는 굴뚝으로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3) 차이징(우)이 철강공장 직원(좌)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돔 지붕 아래서’ 캡쳐〉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저급 휘발유가 중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이유도 휘발유 등급을 정하는 ‘소위원회’ 구성원이 정유업계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휘발유 등급을 통제하면서 “휘발유의 기준을 갑자기 강화해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사회가 불안해진다.”는 핑계를 댄다.

차이징은 중국 최대 에너지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Petrochina)를 비롯한 석유·가스관련 기업이 에너지를 독점하고, 환경보호장치 사용이나 대체에너지 개발 등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그 원인이 정부의 실효성 없는 환경정책에 있다고 지적한다.

차이징은 중국의 미래를 위해 정부가 실효성 있는 에너지 통제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정부가 체계 구축에 힘쓰는 동안 우리도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으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방법으로 △대중교통 이용 △산업공해 신고 △공해유발 제조사 보이콧 △저품질 화석연료 피하기 등을 제안한다.

차이징은 “이 순간에도 많은 아기들이 첫 숨을 들이켜고 있다. 이 강과 하늘, 대지는 이들의 것”이라고 말한다. 이 다큐는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세상이 깨끗하고 아름답다는 걸 보여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워준다. 

스모그로 가득 찬 중국 천안문 광장. 2014년, 베이징에서는 175일간 스모그가 지속됐으며, 갈수록 스모그가 지속되는 날이 길어지고 있다.

글 문지연 기자  dosel74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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