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다람쥐병풍(葡萄栗鼠圖屛風)’, 다니 분초(谷文晁, 1763~1841), 에도시대 1834년, 종이에 먹(紙本墨畫)ㆍ금박.<사진=국립중앙박물관>

‘포도다람쥐병풍’ 최초 공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5월 6일 재개관을 맞아 올해 첫 일본실 상설전시 교체를 진행했다. 이번 정기교체에서는 2017년 구입한 에도시대 19세기 작품 ‘포도다람쥐병풍(葡萄栗鼠圖屛風)’을 최초로 공개한다.

상설전시관 세계문화관 일본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이번 공개는 2020년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포도다람쥐병풍’은 일본 에도시대 후기 대표적인 남화가(南畫家)인 다니 분초(谷文晁, 1763~1841)가 1834년에 제작한 6폭 병풍 한 쌍이다. 먹의 농담을 조절하며 포도나무 줄기와 대나무를 대담하게 표현하고, 금가루를 뿌려 세부를 장식했다. 세밀하게 묘사된 털과 쫑긋 세운 귀를 가진 다람쥐가 눈길을 끈다. 또 여백을 활용해 서정적인 느낌을 준다.

포도와 다람쥐는 일본에서 복(福)과 다산(多産)ㆍ장수(長壽)를 의미해 회화ㆍ공예품 등 다양한 미술품의 주제로 애호됐다. 포도와 다람쥐는 조선시대 예술품에서도 자주 묘사됐다. 다니 분초는 서양화와 조선회화 등 다양한 분야의 회화에 관심이 많았고, 조선시대 포도그림을 모사한 적도 있었다. 따라서 이 병풍은 화가의 조선 회화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정기교체에서는 후지이 간분(藤井觀文, 1888~1973)이 1938년 제2회 신문전(新文展)에 출품했던 칠기 ‘포도다람쥐상자(栗鼠手筥)’도 함께 선보인다. 이 상자는 붉은 칠 바탕에 나전(螺鈿)으로 포도알을 표현하고 침금(沈金)기법으로 다람쥐를 표현했다.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된 다섯 마리의 다람쥐는 사생(寫生)을 중시한 작가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이와 함께 이번 정기교체는 영상으로도 제작돼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 중이다. 직접 박물관을 방문할 수 없는 관람객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담당 학예사가 유물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성큼 다가온 봄(春), 포도와 다람쥐라는 주제로 새롭게 단장한 일본실에 오셔서 풍요로운 생명의 기운을 담뿍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품 설명 영상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NfKJhXCASsY

‘포도다람쥐병풍(葡萄栗鼠圖屛風)’, 다니 분초(谷文晁, 1763~1841), 에도시대 1834년, 종이에 먹(紙本墨畫)ㆍ금박.<사진=국립중앙박물관>
‘포도다람쥐상자(栗鼠手筥)’, 후지이 간분(藤井觀文, 1888~1973), 1938년, 칠기,<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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