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은행사 괘불’, 조선 1750년, 비단에 색, 전체 1,165.4x554.8cm, 보물 제1270호, 경상북도 영천 은해사.<사진=국립중앙박물관>

‘꽃비 내리다 – 영천 은해사 괘불’
5월 6일~10월 11일까지, 불교회화실서

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보물 제1270호 ‘영천 은행사 괘불’ 및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가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5월 6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화관 불교회화실(상설전시관 2층)에서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 괘불전 ‘꽃비 내리다 – 영천 은해사 괘불’을 진행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보물 제1270호 ‘영천 은해사 괘불’은 1750년 보총(普摠)과 처일(處一)이라는 두 명의 화승(畫僧)이 그린 것으로, 크기는 높이 11m, 폭 5m가 넘는다. 한눈에 담기 어려운 거대한 화면 중심에는 만개한 연꽃을 밟고 홀로 선 부처님이 자리해 있다. 부처님 주변에는 마치 부처님을 공양하려는 듯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과 연꽃이 꽃비와 같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모습이다.

‘은해사 괘불’ 속 부처님과 같이 홀로 서 있는 여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교주인 석가모니불로 여겨진다. 그러나 화면 주변의 화려한 꽃과 화면 윗부분의 새들의 표현은 즐거움만 가득한 곳, 즉 아미타불의 극락정토(極樂淨土)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괘불 주변의 꽃은 석가모니불의 가르침에 찬탄하며 뿌려진 청정한 공양처럼 볼 수도 있고, 아미타불의 극락에서 내리는 꽃비처럼 충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처님의 존명은 단정할 수 없지만 괘불 주변에 흩날리는 꽃비는 홀로 서 있는 여래를 더욱 새롭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이번 괘불전에는 특별히 ‘은해사 괘불’과 같은 해인 1750년에 조성된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念佛往生捷徑圖)’도 8월 23일까지만 함께 소개한다.

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는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그 이름을 부르는 것[염불, 念佛]이 극락에 태어나는[왕생, 往生] 가장 빠른 방법[첩경, 捷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화다.

특히 영천 은해사는 아미타불을 모신 미타도량으로 유명한데,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는 사람들이 다시 태어나길 바랐던 청정한 이상향이다. 극락에 태어나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게 될 염불 수행자들, 이들을 인도하고 만나는 아미타불과 보살, 극락의 정원까지 그려진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통해 아미타불이 다스리는 극락의 찬란한 광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와 연계해 괘불전 도록도 발간된다. 매년 발간되는 괘불전 도록은 괘불과 함께 해당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도록에서는 은해사의 연혁과 사적을 정리하고, 괘불과 함께 은해사의 법당을 장엄한 ‘은해사 아미타삼존도(1750년)’, ‘은해사 삼장보살도(1755년)’,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1750년)’ 등의 세 불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이번에 제작된 괘불전 도록을 통해 동시기 스님 장인들의 협업 모습, 불사(佛事)를 도모하기 위해 계를 조직했던 동갑내기 은해사 스님들의 공덕, 팔공산 인근의 염불신앙까지 망라해 살펴볼 수 있다. 부록에는 은해사 관련 사적의 원문과 번역문을 소개해 경상북도의 천년고찰인 영천 은해사의 연혁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대형 화폭에 아름답게 펼쳐진 꽃비가 코로나19로 인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가길 바라며, 270년 전 그 시대 사람들이 그랬듯이 부처의 안온한 품에서 모두 평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괘불전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http://www.museum.go.kr)에서 온라인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문의.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유수란 학예연구사(02-2077-9499)

영천 은해사 전경.<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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