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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배우는 ‘퇴튜던트’_분당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강보미 씨“퇴근 후 불교 배우며 인생의 항로 찾아요!”
  • 글 · 사진 조용주 기자
  • 승인 2020.03.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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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명상상담대학 덕분에 풀었죠!”

(재)도서문화재단 씨앗에 근무하고 있는 강보미(38) 씨는 현재 분당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전문반(야간)에 재학 중이다. 대광사 명상상담대학은 기본·심화·전문반 등 3년 교육과정으로 학년을 수료해야 다음 학년에 진학할 수 있다. 2018년 봄, 4기로 입학한 강 씨는 올해 마지막 학년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과정을 남겨 놓고 있는 강보미 씨가 분당 대광사 미륵보전 앞에서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미리 써보고 있다.

모집 현수막 보고 입학

강보미 씨는 부산이 고향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천태종 삼광사를 다녔다. 방학 때마다 빠지지 않고 ‘삼광사 어린이 여름·겨울학교’에 참여하는 등 꽤나 적극적으로 신행활동을 했다. 대학 재학시절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신촌 성룡사를, 취업 후 첫 직장을 다닐 때는 서울 관문사에 나가곤 했다. 그녀의 첫 직장은 석유화학 관련 회사였다. 회사 특성상 야근이 잦았고, 지친 몸을 쉬게 해줘야 할 주말에는 늘 출장을 가야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갔고 건강도 나빠졌다. 또 직장이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이다 보니 스트레스 지수는 항상 높았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새벽에 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늘 수면이 부족했다.

“첫 직장에서 10년 가까이 일했어요.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몸과 마음은 지쳐 가는데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았어요. 저녁시간에는 항상 야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새벽에 헬스와 요가를 했어요. 그랬더니 하루 수면시간이 4~5시간으로 줄어버렸죠. 매년 평가점수가 높아야 승진을 할 수 있었고, 점수가 낮으면 지방으로 발령을 보내다보니 업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독서모임에 참석해 인문학 봉사활동을 하곤 했는데, 문득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인문학 공부와 함께 사회복지사 준비를 하게 됐고, 현재 직장인 도서문화재단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

강보미 씨는 직장에서 재무·세무·자금·인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녀가 맡은 업무는 타 부서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중요했고, 최신 법률지식이 필요해 외부교육 및 세미나에 참석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도 중요했다. 또 여러 가지 업무를 혼자 담당했기 때문에 고강도 집중력이 요구돼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첫 직장을 다닐 때보다는 스트레스 비중이 낮았지만,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고 싶었다. 다행히 현재 직장은 정시퇴근이 가능했기 때문에 퇴근 후의 저녁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어떤 활동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수강생 모집’ 현수막을 보게 됐다. 한 때 요가를 배우면서 잠시나마 명상을 체험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명상’이라는 단어와 함께 즐거웠던 기억이 떠올라 주저 않고 등록을 했다.

“당시 분당 대광사 인근에 살고 있었어요. 출퇴근을 하면서 명상상담대학 홍보현수막을 쉽게 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요가를 배울 때 즐겁고, 편안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요가를 할 땐 하나의 동작이 끝날 때마다 1분 정도 짧은 명상을 했어요. 그 고요한 순간에 마음을 다지곤 했는데, 명상상담을 배우면 흐트러졌던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죠.”

명상 배우며 스트레스 해소

만만하게 생각했던 걸까? 호기롭게 명상상담대학에 입학했는데, 막상 수업을 듣다보니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름 오랜 기간 절에 다닌 불자였지만 불교 이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자주 들었던 용어도 의미를 파고드니 어려워졌고, 기초교리도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있었는데,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치러야했고, 때마다 과제도 제출해야 했다. 이런 심적 압박으로 인해 중간에 ‘그만둘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야간반을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그녀와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서로 위안을 삼으며 적응해 나갔다.

올해 3학년에 진학한 그녀는 그동안 들었던 수업이 모두 좋았지만, 특히 ‘명상개론’, ‘사념처관법’, ‘유식과 명상’, ‘명상실참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명상개론’ 수업에서는 명상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배웠다. 그녀는 명상실습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했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명상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또 ‘사념처관법’ 수업을 들으며 불교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유식과 명상’ 수업을 통해 명상을 위한 요가를 배웠다. 수업에서 배운 요가자세를 통해 보다 깊게 명상수련을 할 수 있었는데, 이 수업의 효과는 천태종의 수행법인 ‘관음정진’을 할 때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명상실참 수업’은 1박 2일 동안 다양한 명상법을 접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야외명상·요가명상·108배 등을 하며 심층적으로 명상을 할 수 있고, 도반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많아 기억에 남았다.

“명상상담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큰 변화는 ‘알아차림’을 통해 저도 모르게 울컥 올라오던 마음을 잘 다스리게 됐다는 점이에요. 울컥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자신을 절제하기 위해 노력을 하다 보니, 성격도 예전보다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아요. 물론 상담을 공부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고, 이를 통해 업무로 만나는 사람이든 지인이든 간에 보다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이 강보미 씨가 맡고 있는 업무는 ‘숫자(재무·세무·자금)’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항상 고강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녀는 명상상담대학에서 명상을 체계적으로 수련하면서 자연스레 집중력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일에 여유가 생겼고, 여유가 생기다보니 예전보다 많이 유머러스해졌다.

간혹 자신의 변화는 자신보다도 주변 사람들이 먼저 알아채기도 한다. 강보미 씨도 직장 동료와 거래처 사람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긍정적인 변화를 주변 사람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려다보니 본의 아니게 명상상담대학 홍보에 열성적인 학생이 됐다. 명상상담대학에서 배운 자신을 알아차리고, 상대를 이해하는 수업이 그녀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줬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유로워진 생활을 바탕으로 강보미 씨는 지난해부터 대광사 연화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연화회는 법회 안내 및 꽃 공양 봉사 등을 하는 단체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던 강보미 씨가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내어 사찰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녀는 이런 변화가 명상상담대학 덕분이기도 하지만 함께 수업을 듣는 도반들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강보미 씨는 현재 직장에서 재무·세무·자금·인사 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지만, 가끔 다른 부서의 책 정리 일을도와줄 때도 있다.

“이웃에 명상 알리기 앞장”

강보미 씨는 명상을 체험하고 그 장점을 체득한 만큼, 요즘 명상의 장점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본인이 활동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명상을 주제로 강의도 했다. 젊은 친구들의 호응이 상당히 좋았단다. 또 주변 사람들이 명상에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혜민 스님이 운영하는 명상심리 애플리케이션 ‘코끼리’를 많이 권하고 있다. 그런 후 명상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사람에게 대광사 명상상담대학을 넌지시 알려준다고.

“저도 한때 경험해 봤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도 우울증을 많이 겪어요. 좋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대학 4년을 치열하게 준비한 끝에 취직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우월감이나 자부심이 엄청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본인이 회사의 부속품이라는 걸 깨닫고 나면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돼요. 이런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는 명상은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명상의 장점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강의를 하고 싶어요.”

천태종의 수행종풍은 주경야선(晝耕夜禪)이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수행을 한다.’는 뜻이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불교교양대학에는 낮에 일하고, 밤에 불교 공부를 하는 ‘불교 퇴튜던트’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일과 수행,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제2, 제3의 강보미 씨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글 · 사진 조용주 기자  ggbn@ggbn.co.kr

행복을 일구는 도량, 격월간 금강(金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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