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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변화로 향하는 길
  •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
  • 승인 2020.0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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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집착 말고
매 순간 즐길 때
자연스런 변화이뤄져

어느덧 2월이다. 연말의 들뜬 기분과 연초의 비장한 각오가 사그라지고 일상이 무덤덤해지고 있다. 새해에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것이며 새로운 모습의 멋진 나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하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그때는 비장한 결심이었는데, 왜 이렇게 쉽게 흐트러지는 걸까?

나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니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이 새해에 비장한 결심을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중에서 8명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열에 아홉은 실패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대부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해 버린단다. 누군가 이렇게 위로한다. “우리의 뇌는 쉽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니, 새해 결심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그러니까 실패라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한편, 새해 결심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겠다. ‘수행의 목적은 모든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다. 집착을 여의고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러니 목표에 얽매여 변하려고 애쓰지 말고, 변화에 앞서 자신의 마음이 어디에 얽매여있는지를 먼저 보라.’ 이러한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의 결심이 너무 강하고 목표에 얽매여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일단 목표설정을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해야 하는 군대식 조직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이다. “목표에 강한 집념이 있어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하겠지만, 타인과 연결된 강제적인 약속이 아닌 혼자만의 결심에는 지나친 목표 의식이 방해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다.

“당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 싶다면,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마세요.” 유명한 운동선수이자 동기부여 강연자 레지 리버스(Reggie Rivers)가 한 말이다. 이 말은 목표 지향적인 사람의 약점을 암시하고 있다.

목표 지향적인 사람은 현 상태와 목표가 달성된 미래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마음은 실망과 만족 사이를 오가며 항상 초조하고 몸은 딱딱하게 긴장되어 있다. 이 상태가 며칠간 지속되면 스트레스와 함께 심신이 피곤해져서 우리의 뇌는 결국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처럼 비장한 결심을 한 후부터는 매 순간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결심한 대로 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와 달리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의 과정을 즐기다 보면, 그 목표는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다. 즉,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과정을 즐기라는 말이다.

붓다는 수행을 즐겁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바른 길은 즐겁고 평안하며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즐거움은 현재 순간을 수용하고 기꺼이 경험하는 데서 온다. 결과에 목숨 걸면 나는 결코 변할 수 없지만, 지금 해야하는 일을 즐긴다면 결과는 자연스레 얻게 될 것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변하는 과정을 즐기자.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명상수행을 통해 매순간을 즐기자. 그리고 상상 속의 날씬한 모습과 현재의 뚱뚱한 모습을 비교하는 것은 그만두고, 오늘 할 운동에 친절한 관심을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흥얼거리며 체육관에 들러보자.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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