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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 부른 행복의 노래1_ 부처님을 비방한 여인, 친차

〈자야망갈라 가타(Jayamangala Gatha)〉는 동남아 불교권에서 가장 사랑 받는 게송 중 하나다. 이 ‘승리와 축복의 게송’은 외거나 듣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축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알려져 결혼식 등 중요한 행사나 사업을 시작할 때 반드시 낭송되는 일종의 보호주(paritta)다.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12세기 전후 스리랑카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8개의 이야기 중 6개를 추려 1년 간 소개한다.

부처님 재세 시에 부처님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해치려고 하는 일들이 있었다. 여기 소개하는 이야기도 그 중의 하나로 〈담마파다 주석서〉에 나온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제타바나(Jetavana) 사원에 머물고 있을 때 친차 마나비카(Cinca Manavika)와 관련해 들려주신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정각한 직후 제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수많은 천신과 인간들이 성인(聖人)의 경지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처님의 훌륭한 덕의 영광이 널리 알려지게 됨에 따라 많은 이익과 많은 명예가 부처님에게 쏟아졌다. 반면에 외도들은 이익과 명예를 상실하게 되었다.

외도들은 거리에 모여 이렇게 외쳤다.

“고타마(Gotama)만이 유일한 부처님인가? 우리도 부처님이다. 고타마에게 보시되는 음식만이 공덕을 만들어 내는 것인가? 우리에게 보시되는 음식도 공덕을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보시하시오. 우리에게 명예를 주시오.”

외도들은 대중들에게 하소연했지만 그들은 어떠한 명예도 이익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외도들은 은밀히 모여 “어떻게 해야 대중 앞에서 고타마가 비난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의논을 했다.

그때 사밧티(Savatthi)에 친차(Cinca)라는 여성수행자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마치 천상의 천녀와 같아서 몸에서 광채가 뿜어 나왔다. 한 거친 외도가 제안을 했다.

“친차의 도움으로 우리는 고타마 비구에게 불명예를 안겨다주어 그에게 주어지는 이득과 공양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외도들은 동의하였다.

“그렇다. 이 방법이야 말로 최고의 묘수다!”

친차의 비방

친차는 외도들의 사원에 가서 인사를 올리고 한쪽 옆에 서 있었다. 그러나 외도들은 그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그녀는 이런 질문을 여러 차례 했지만 외도들은 응답하지 않았다. 친차는 다시 물었다.

“존자들이시여! 대답해 주십시오. 제가 무슨 잘못을 하였는가요? 왜 저에게 대답을 하지 않습니까?”

외도들이 그제야 대답했다.

“친차여! 그대는 정녕 모르느냐. 고타마 비구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우리를 해치고 우리가 받을 이익과 명예를 빼앗아가고 있다.”

“저는 몰랐습니다. 저는 고타마를 모릅니다. 제가 여러 존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요?”

“친차여! 정녕 그대가 바란다면 그대의 능력을 최대한 이용해 비구 고타마에게 오명을 끼쳐 그에게 주어지는 이익과 명예를 끝내시오.”

“좋습니다. 존자들이시여!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그 결과에 대해 어떤 염려도 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리를 떠났다.

그 후 그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녀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했다. 사밧티 주민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난 후 제타바나에서 돌아올 때 그녀는 야한 옷을 걸치고 향수를 뿌리고 손에 꽃을 들고 제타바나 사원 쪽으로 걸어가곤 했다. 사람들이 “지금 이 시각 너는 어디로 가느냐?”하고 물으면 그녀는 “내가 어디로 가든 너희들과 무슨 상관이냐?”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제타바나 사원 근처 외도들의 처소에서 밤을 보내고 그 다음날 아침 재가신도들이 부처님께 아침인사를 올리기 위해 시내에서 나올 때 그녀도 시내로 함께 나왔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밤을 보냈냐고 물으면 “내가 어디에서 자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대답하곤 했다.

한 달이 경과한 후에도 사람들이 친차에게 어디서 밤을 보냈느냐고 묻자, 제타바나 사원의 향실(香室)에서 고타마 비구와 단둘이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답함으로써 그녀는 아직 신심(信心)이 약한 사람들의 마음에 의혹과 불신을 일으켰다. 신심이 약한 사람들은 친차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사 개월이 지난 뒤 그녀는 붕대를 배에 감아 임신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리고 외투를 걸치고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말했다.

“나는 고타마 비구의 아이를 임신했다.”

순진한 사람들은 이 거짓말을 믿기 시작했다. 8~9개월 지난 뒤 둥근 나무판을 배에 부착하고 그 위에 외투를 걸치고 손발과 온 몸을 막대기로 때려서 부풀어 오르게 했다. 몸을 극도로 피곤하게 만들어 임신부처럼 보이게 했다.

어느 날 저녁 법당에 가서 부처님 앞에 마주섰다. 부처님은 법문을 하고 있었다. 친차는 입을 열어 부처님을 비방하기 시작했다.

“대단한 비구가 법을 설하고 있네. 너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너의 입술은 부드럽다. 나는 이제 너의 아이를 임신했다. 출산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너는 나에게 누울 방하나 마련해 주지 않고 있다. 나에게 적절한 음식이나 필요한 물건들을 전혀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 스스로 이러한 것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너의 신도들, 예를 들면 코살라 국왕이나 부유한 신도들에게 부탁해서 내가 필요로 한 것을 공급해 주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 너는 쾌락을 즐기는 건 잘 아는데 너가 만든 아이를 돌보는 것은 모르는구나.”

친차는 대중 앞에서 부처님을 비방했다. 그 행위는 마치 어떤 여인이 손에 똥을 가득 묻혀서 하늘에 떠있는 달의 표면을 더럽히려고 하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은 자신의 법문을 멈추고 사자처럼 말씀하셨다.

“여인이여! 그대가 지금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오직 너와 나만이 안다.”

“그렇습니다. 위대한 비구여! 누가 이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결정할 것인가?”

그때 제석천(帝釋天)은 자신의 자리에서 온기를 느끼고 그 원인을 찾아보니 친차가 부처님을 거짓으로 비방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석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천왕을 데리고 지상으로 출발했다. 제석천 등 천신들은 작은 생쥐로 변신했다. 작은 생쥐들은 이빨로 배를 감싸고 있던 나무판자의 줄을 끊어버렸다. 그 순간 강풍이 불어와 몸을 감싸고 있던 외투를 날려버렸다. 나무판자는 그녀의 발에 떨어져 양발의 발톱을 잘라냈다.

대중들은 소리 질렀다.

“저 마녀가 세상에서 최고로 존귀하신 부처님을 비방하고 있었다.”

대중들은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고 흙덩어리와 작대기를 쥐고 그녀를 제타바나 사원에서 쫓아버렸다. 부처님의 시야에서 친차가 사라지게 될 때 거대한 땅이 갈라지면서 그녀를 삼켜버렸다. 그녀는 아비치(Avici) 지옥에 떨어져 붉은 화염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 이후로 외도의 이익과 명예는 더욱 감소하게 되었고, 반면에 십력(十力)을 가진 부처님에게는 많은 공양과 명예가 쏟아지게 되었다.

며칠 뒤 비구들이 법당에 모여 친차가 부처님을 비방하다가 파멸당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다가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물었다. 제자들이 대답하자 부처님께서는 전생에도 친차가 이런 비방을 하였노라고 말씀하셨다.

전생의 비방

전생에 친차는 후궁 중 한 명이었다. 친차는 왕자를 유혹해 동침을 하려고 했지만 왕자에게 거절을 당했다. 왕자가 거절하자 후궁은 자신의 손으로 얼굴에 상처를 내고 아픈 척 하면서 왕을 찾아가 말했다.

“그대의 아들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습니다. 내가 그의 잠자리 청을 거절하였기 때문입니다.”

왕은 이 이야기를 듣고 분노에 휩싸여 왕자를 절벽 아래로 내던져 버리라고 명했다. 하지만 산신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왕자를 붙잡아 용왕의 머리에 안전하게 놓아주었다.

용왕은 왕자를 자신의 처소에 데리고 가서 왕권의 절반을 주었다. 왕자는 용궁에서 일 년을 살다가 출가수행자의 삶을 살고 싶은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히말라야 산으로 가서 출가 수행자로서 명상 수행을 하는 도중에 신통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왕자의 모습을 어떤 사람이 우연히 발견하고 왕에게 보고했다.

왕은 왕자를 찾아가서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알게 되었다. 왕은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노라고 제안했지만 왕자는 거절하며 말했다.

“나는 왕국을 통치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왕께서 왕국을 공정하게 잘 다스려 주십시오.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됩니다.”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왕궁으로 돌아갔다. 돌아오는 도중에 왕이 신하에게 물었다.

“누구의 잘못으로 내가 저렇게 훌륭한 아들과 헤어지게 되었는가?”

“대왕이시여! 당신의 후궁이 이러한 일을 만들었습니다.”

왕은 궁녀를 끌어내어 절벽 아래로 던져버리게 했다.

여기 전생담에서 왕자는 붓다의 전신인 보살이고, 후궁은 친차이다. 현생에서 왕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되었고, 후궁은 친차로 태어나 부처님을 비방한 것이다. 전생에서나 현생에서나 친차는 부처님을 비방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녀는 비참하게 자신의 생명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손에 더러운 오물을 묻혀도 하늘에 떠있는 밝은 달을 더럽힐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붓다를 비방하고 훼손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부처님은 어떠한 해침도 당하지 않았다. 잠시 나쁜 소문이 진실인 것처럼 나돌았지만 부처님을 손상시킬 수는 없었다. 만약 부처님처럼 내가 달이 되어 버리면 주위에서 어떠한 비난과 비방이 다가와도 자신은 더럽혀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비방하는 자만 피로해지고 힘들어질 것이다.

안 양 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 불교문화대학장과 불교문화대학원장을 겸하고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 졸업 후 동국대 불교학과에서 학사,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일본 동경대(東京大) 외국인연구원,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특별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불교상담학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역·저서로 〈행복을 가져오는 붓다의 말씀〉·〈붓다의 입멸에 관한 연구〉·〈The Buddha’s Last Days〉 등이 있다.

글 안양규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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