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은 인간이 눈에 보이는 ‘육체(분자·세포·조직·장기 등)’만으로 구성되었다고 보는데, 양자의학은 인간이 3중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즉 육체 이외에도 파동구조와 마음이 존재한다고 본다.

‘불교와 의학’이란 제목으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런데 제목이 시사하듯이 불교와 의학이 만나서 대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현대의학은 워낙 유물론적 입장이 강해서 유심론적인 불교와 대화의 성립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유물론적인 현대의학과 유심론적인 불교와의 대화가 어렵기 때문에 필자는 현대의학 대신에 ‘양자의학(量子醫學)’이라는 새로운 의학으로 불교와의 대화를 시도해 보고자 합니다. 문제는 필자가 의료인이기 때문에 불교를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때에는 가차 없이 지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현대의학의 한계와 보완

‘양자의학’이란 현대의학을 보완하기 위해 양자물리학을 의학에 접목하여 만든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학입니다. 그러면 현대의학은 왜 보완이 필요할까요? 현대의학은 다음에서 보듯이 장점이 많습니다. ⓐ응급 환자를 잘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항생제를 이용하여 급성 세균 감염을 잘 치료합니다. ⓒ예방주사를 이용하여 많은 전염병을 예방합니다. ⓓ장기이식을 통하여 죽어가는 생명을 살립니다. ⓔ인공관절을 이용하여 손상된 대퇴골과 무릎을 대체해줍니다. ⓕ성형수술과 재활수술을 훌륭하게 해냅니다. ⓖ호르몬 결핍을 진단하고 치료해줍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심장병·뇌졸중·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완치시키지 못합니다. ⓑ환자는 아픈 데가 많은데 현대의학에서 진단명을 붙이지 못하는 소위 미병(未病) 환자가 전체 환자의 62%를 차지합니다. ⓒ병에 걸려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이 10년 이상이라는 것은 현대의학의 문제점을 보여줍니다. ⓓ소위 말하는 불치병이나 희귀병은 현대의학에서 전혀 손을 쓸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현대의학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선진 외국에서는 의학에 양자물리학을 접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서 ‘양자물리학을 의학에 접목한다.’고 말하면 쉽게 수긍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양자물리학은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이론인데 어떻게 인체와 같은 가시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주류 양자물리학인 코펜하겐 해석으로는 인체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코펜하겐 해석을 수정하고 보완한 데이비드 봄(David Bohm)이라는 양자물리학자의 양자이론을 의학에 접목한 것이 양자의학입니다. 봄의 양자이론은 미시세계의 소립자(전자·광자·중성자·양성자 등)뿐만 아니라 가시세계의 존재(분자·세포·조직·장기·인체 등을 포함)도 설명할 수 있고, 나아가 미시세계와 가시세계의 중간 존재인 나노세계까지도 설명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 외국에는 봄의 양자이론을 의학 및 생물학 등에 접목하여 저술한 여러 권의 책들이 출판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양자의학〉·〈양자생물학〉·〈파동의학〉·〈양자의사〉·〈에너지의학〉·〈인체에너지장〉·〈양자힐링〉·〈양자장 치유〉 등이 있습니다.

양자의학과 현대의학의 다른 점은 우선 인간을 보는 구조론에서 차이가 납니다. 현대의학은 인간이 눈에 보이는 ‘육체(분자·세포·조직·장기 등)’만으로 구성되었다고 보는데, 양자의학은 인간이 3중 구조로 되어 있다고 봅니다. 즉 육체 이외에도 파동구조와 마음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학은 뉴턴 물리학에 기초한 의학이기 때문에 측정 가능한 것만 인정하지만 양자의학은 측정 가능한 부분은 두말할 나위 없고 측정이 불가능한 인간의 정서, 마음 그리고 기(氣)와 같은 부분까지도 의학에 포함을 시킵니다.

따라서 양자의학은 육체를 다루는 몸의학(Body medicine), 파동구조를 다루는 파동의학(Wave medicine) 그리고 마음을 다루는 마음의학(Mind medicine) 등을 아우르는 ‘통합의학’ 내지 ‘전인의학(全人醫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체를 구성하는 분자에는 여러 파동장이 존재하는데, 이 파동장들은 전체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이와 같은 구조를 ‘파동구조’라고 말한다.

붓다와 인간의 3중 구조

본론으로 들어가서, 불교의 삼신론(三身論)과 양자의학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불교의 삼신론은 시대에 따라, 또 종파에 따라 여러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삼신의 각각에 대한 명칭도 다르고, 삼신론을 붓다에게만 적용할 것인가? 아니면 중생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삼신(三身)이 각각 존재한다는 삼불론(三佛論)이 옳은가? 아니면 일체(一體) 속의 삼신(三身)을 주장하는 삼신일체론(三身一體論)이 옳은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필자는 삼신의 명칭에 대해서는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을 선호하며, 삼신론을 중생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삼신일체론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필자는 불교의 삼신론이란 인간을 3중 구조로 보는 인간구조학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불교의 삼신론에 대한 이러한 필자의 생각이 옳다면 양자의학에서 인간을 3중 구조로 보는 입장과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그래서 양자의학의 3중 구조와 불교의 삼신론을 서로 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양자의학에서는 인간이 3중 구조로 되어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몸’이고, 둘째는 육체에 중첩되어 있으나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파동구조’이며, 셋째는 역시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을 말합니다. 이 세 구조 중에서 ‘육체’와 ‘마음’은 친숙한 용어이지만 ‘파동구조’는 매우 생소한 용어입니다. 그래서 이 파동구조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양자물리학자 봄은 소립자를 포함하여 가시세계의 모든 존재는 항상 입자적 요소와 파동적 요소의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이 눈에 보이는 동전의 앞면은 ‘입자적 요소(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동전의 뒷면은 ‘파동적 요소(이하 파동장)’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동전의 양면과 같이 앞면이 없으면 뒷면이 존재할 수 없듯이 둘은 분리가 불가능한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봄의 이중구조 원리에 의하여 인체를 구성하는 분자에는 분자 고유의 분자파동장, 세포에는 세포 고유의 세포파동장, 조직에는 조직 고유의 조직파동장 그리고 장기에는 장기 고유의 장기파동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자파동장, 세포파동장, 조직파동장 그리고 장기파동장 등은 전체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양자물리학의 비국소성 원리를 따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체를 구성하는 파동장들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를 ‘파동구조’라고 말합니다.

이제 양자의학의 3중 구조와 불교의 삼신설을 대비시켜 보겠습니다. ‘마음’은 ‘법신’과, ‘파동구조’는 ‘보신’과 그리고 ‘몸’은 ‘화신’과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불교의 삼신론은 ‘마음’, ‘파동구조’ 및 ‘몸’이라는 현대적 용어로 변신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보겠습니다.

강 길 전

충남대의대 명예교수. 1943년생,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과정을 수료했다. 한양대의대 조교수를 거쳐 충남대의대 산부인과 교수로 정년퇴직했다. 이후 몇몇 대체의학대학원에서 ‘양자의학’에 관해 강의를 했으며, 지금은 불교의 마음에 관한 공부를 독학하면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서로 〈여성 생식의학〉·〈양자의학〉·〈대체의학 이론과 실제〉·〈자연치유력을 키워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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