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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교대학6_독일 함부르크대학교281호
함부르크는 독일의 주요 대학도시 중 하나다.

세계 불교연구센터와 연계
폭넓은 지역학적 접근법 통해
불교전문가 육성·배출

함부르크는 독일의 주요 항구도시로, 대부분의 건물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재건되었기 때문에 세련되고 도회적인 느낌이 든다.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평생교육연구소(UNESCO Institute for Lifelong Learning), 독일 지역학 연구소(GIGA German Institute of Global and Area Studies), 막스플랑크 비교 국제사법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Comparative and International Private Law) 등 주요 교육 및 연구기관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독일의 주요 대학 도시이기도 하다.

함부르크대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함부르크대학교는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함부르크대학교는 1919년 3월에 설립되어 올해로 정확히 100주년을 맞이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하이델베르크대학(Universit.t Heidelberg)이 1386년에 세워진 것을 생각하면 함부르크대학교는 상당히 어린 나이의 대학인 셈이다. 하지만 독일의 유서 깊은 대학들이 주로 당시 종교계 유력 인사에 의해 설립된 것과 달리 함부르크대학교는 정치나 종교계의 권력 관계와 무관한 시민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유일한 대학이기 때문이다. 함부르크대학교 교정에서 만난 불교학전공 졸업생은 함부르크대학교의 설립이념에 자부심을 표하며 함부르크가 진보적인 도시임을 강조했다. 

함부르크대학교의 불교학

독일의 대학은 대부분 국공립대학이다. 오랜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독일에서는 대학의 순위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연방정부는 2005~2006년부터 국제 인지도 신장 및 독일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국 대학의 역량을 평가하여 연구 성과가 우수한 대학을 집중적으로 지원·육성하는 중점대학 집중지원시스템(Die Exzellenzinitiative)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3차 평가 결과에서 함부르크대학교는 13개의 우수대학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함부르크는 달라이라마가 수차례 방문했을 만큼 불교와 인연이 깊은 도시이다. 독일 불교학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많은 불교 학자들이 함부르크대학교에서 수학하였다.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불교학은 대학 설립초기 인도문화-역사학과 학과장이 임명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학 중에서도 불교에 중점을 둔 연구는 프랑크 함(Frank-Richard Hamm, 1954~1964) 교수의 연구업적을 통해 서서히 자리 잡았다. 이어 1966년 6월 프란츠 베나드(Franz Bernhard, 1931~1971) 교수가 인도문화-역사학과 학과장을 맡으면서 불교학 중심의 인도학 학풍이 확립되었다. 이로써 독일에 있는 불교연구기관으로서 함부르크대학교는 특별한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

1971년 베나드 교수의 별세 후 람베르트 슈밋하우젠(Lambert Schmithausen, 1939~)교수가 1973년부터 2005년 재직하면서 그의 저명한 유식학(唯識學)연구를 통해 함부르크대학교의 불교학 연구를 이끌었는데, 이때 함부르크대학교가 불교학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슈밋하우젠 교수 재임 기간 중 특히 박사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하는데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은 현재 미국 버클리대학교(UC Berkeley),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스탠포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일본의 코야산대학교(高野山大.敎)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직을 맡아 불교학 연구에 힘쓰고 있다. 

달라이라마가 강연한 대강당.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불교를 공부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동양학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어서 아시아-아프리카학부에서 △인도학 △티베트학 △중국학 △일본학 △한국학 △동남아시아학 등 다양한 지역을 전공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지역학과에서 불교를 공부할 수 있다. 그 중 특히 인도학 및 티베트학과와 불교학의 연계가 끈끈하다. 데이빗 뤼그(David Seyfort Ruegg) 교수는 1983년부터 1990년 사이에 중관학(中觀學), 그를 이어 데이빗 잭슨(David Jackson) 교수는 1992년부터 2007년 사이 불교인식론 및 티베트 탱화연구를 통해 함부르크대학교의 인도학과 티벳학의 연구 역량을 이끌어 왔다. 현재는 세 명의 전임 교수가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인도학과에는 △인도학 △티베트학 및 일본학을 전공한 미하일 찌머만(Michael Zimmermann) 교수와 인도 탄트릭 연구의 권위자인 하루나가 이작슨(Harunaga Isaacson) 교수가, 티베트학과에는 도르지 왕축(Dorji Wangchuk) 교수가 재직 중이다. 

세부 전공분야와 학자들

현재 함부르크대학교는 독일 북부에서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을 세부전공으로 택하여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학이다. 일본학과의 경우 빌헬름 군델트(Wilhelm Gundert)가 1936년 교수로 임용되면서 일본학이 함부르크대학교의 주요 학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함부르크대학교의 동아시아불교학 연구에는 선불교가 주요 연구분야였던 군델트 교수와 그의 제자 오스카 벤(Oscar Benl)의 공로가 크다고 한다.

현재는 요르그 퀸처(J.rg B. Quenzer) 교수가 그 맥을 잇고 있다. 1970년대 로날드 에머릭(Ronald Eric Emmerick) 교수가 함부르크대학교 이란학과에 불교학을 소개함으로써 이란학과도 불교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에머릭 교수는 불교에 큰 영향을 받은 ‘코탄(Khotan)’문화 연구를 통해 중앙아시아 불교 연구의 기반을 다져 놓았다. 또한 중국학과도 불교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기 중국불교 전공자인 미하일 프리드리히(Michael Friedrich) 교수는 중국 철학에 불교가 미친 영향을 주로 연구하며 중국불교 연구에 힘쓰고 있다. 동남아시아 불교학 연구자로는 태국 전문가이자 인류학자인 얀 텔빌(Jan Terwiel) 교수가 함부르크 불교학 프로그램의 연구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하였다. 이와 같이 폭 넓은 지역학적 접근법을 통해 불교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함부르크대학교 불교학의 강점이다. 오랜 불교학 전통과 다양한 지역학적 접근법이 세계 각지의 연구자를 함부르크대학교에 모여들게 하는 이유다.

전 세계적 인문학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다양성을 모두 갖춘 함부르크대학교의 불교 연구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국공립대학의 경우에는 대부분 학비가 무료인데, 최근 일부 주의 대학에서는 학기당 1,500유로 1년에 3,000유로(한화 약 400만원) 정도의 등록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무료라고 하더라도 행정비용(Semester Contribution)은 학생 개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행정비용에는 기숙사비, 학생식당 등 편의시설 비용과 교통카드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학 계획을 세울 때에는 지원 가능한 장학금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학사과정 학생의 경우에는 장학금을 받기가 어렵다. 석·박사 또는 박사 후 과정에 지원하는 외국인의 경우 독일의 대표 장학기관인‘DAAD(Deutscher Akademischer Austauschdienst)’에 지원하여 장학금을 받을수 있다. 한국에는 보통 독일정부초청장학금으로 알려져 있는 데, 이 기관은 한국에도 사무실이 있다. 지원 시에는 지원서 외 연구계획서와 추천서 등이 필요하다.

아시아-아프리카 연구소의 실내모습.

누마타 불교연구센터 

함부르크대학교 불교연구의 중심에는 누마타 불교연구센터(Numata Center for Buddhist Studies)가 있다. 누마타 불교연구센터의 전신(前身)인 함부르크대학교 불교연구센터는 2007년 가을,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Asia-Africa-Institute)의 산하기관으로 생겼다. 이후 2013년 7월 11일 붓쿄텐도쿄카이(仏教伝道, 한국의 대한불교진흥원과 비슷한 기능) 이사장 누마타 토시히데(沼田智秀)의 이름을 따서 센터 공식명칭을 누마타 불교연구센터로 바꾸었다. 현재 센터장은 미하일 찌머만 교수가 맡고 있다. 그의 주요 연구분야는 ‘불성론(佛性論)’이다.

누마타 불교연구센터는 세계 각국의 불교연구센터와 연계하여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매년 불교학 관련서적을 출판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학과를 모아 함께 불교를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 불교학 석사프로그램(International Master Program in Buddhist Studies)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인도·티베트·중국·일본·태국을 세부전공 지역으로 선택하여 총 네 학기 동안 공부하며, 3학기 차에는 자매학교에서 수학하도록 하고 있다. 교수진은 세부전공이 다른 총 7명의 불교학자로 이루어져 있고, 신입생 모집은 여름학기와 겨울학기 연 2회이다. 

강의실 전경.

불교학 특강 청강

함부르크대학교를 취재하면서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에서 열린 특강 ‘중국불교의 전통 좌선수행법의 변화(Transformations of the classical models of meditation praxis in Chinese Buddhism)’를 청강하였다. 강의 시작 5분 전이 되자 30여 석이 마련되어 있는 강의실이 학생들로 가득 찼다. 강의 후 누마타 불교연구센터의 센터장 찌머만 교수의 사회로 국적과 연구분야가 다양한 학생들이 질의응답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함부르크대학교를 학생들뿐만 아니라 헝가리의 다르마게이트불교대학(Dharma Gate Buddhist College)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도 두 명 만나볼 수 있었다. 동아시아 국가에서 온 유학생도 여러 명 있었고, 한국의 스님도 유학 중이라고 했다.

함부르크대학교 불교학의 명성이 높다 보니 학생 및 연구자가 꾸준히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다고 한다. 함부르크대학교는 1978년부터 불교학을 전공한 41명의 박사, 8명의 박사 후 과정(habilitation), 60명의 석사를 배출하였다고 한다. 특히 그 중 인도-티베트학과에서 49명의 석사, 33명의 박사, 7명의 박사 후 과정을 배출하였다고 하니 인도학과 티베트학의 위상을 이곳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함부르크대학교의 교정 모습.
불교관련 사진도 전시하고 있다.
한국학과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 연구소 외관.
함부르크의 도시 전경.
누마나 불교연구센터 앞에 여러 팜플렛이 비치되어 있다.
강의 중 모습.

이혜인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불교를 공부하고, 현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수학중이다. 불교와 전쟁·불교와 국가의 관계·불교개념의 제도화 과정을 중심으로 연구하며, 그 외 세계의 비전통적 고등교육기관에도 관심이 있다

 

 

글·사진 이혜인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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