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마을 원상 스님의 ‘한 생각’

'토굴가' 표지.


연꽃마을 원상 스님의 ‘한 생각’
〈토굴가〉
원상 스님/조계종출판사/16,000원

수행자의 삶은 단순하다. 단순하면 마음에 번뇌가 덜 생기고, 그 대신 넉넉한 여유가 자리한다. 저자 원상 스님은 열아홉에 출가해 법주사 강원과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한 이후 꾸준히 선방에서 수행을 해왔다. 참선을 하다가 다리가 저리면 마당을 거닐면서 나무도 보고 먼 산도 쳐다봤다. 그래도 지루하면 책을 읽었다. 이런 단순한 패턴의 생활을 반복하다보면 문득 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걸 부지런히 메모해 놓았는데, 어느덧 한 권의 책이 됐다.

원상 스님은 주지소임도 수차례 맡았다. 주로 신도가 없어서 살림형편이 어려운 절에 가서 1년 남짓 신도를 불려놓고는 미련 없이 선방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책에는 그 시절 신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했던 여러 경험담도 소개하고 있다. 또 봉암사에서 대중들과 능이버섯 잔치를 한 일화, 연예인 사진이 스님의 애인인줄 알고 깜빡 속아 넘어간 선방 도반, 외딴 토굴에서 함께 살던 ‘토굴가(土窟歌)’를 좋아했던 팔순 노보살과의 아련한 추억도 실려 있다.

현재 은사인 각현 스님의 뒤를 이어 연꽃마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원상 스님은 “글쓰기를 통해 한 번씩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듯이 저 자신에게 글쓰기가 거울과 같은 역할을 했다.”면서 “지인이 그냥 놔두기엔 아깝다고 권유해 출간을 결심했지만, 책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다만, 연꽃마을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원로의원 월탄 스님은 추천의 글을 통해 “납승의 손상좌인 원상 비구가 연꽃마을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문중의 권유 때문”이라고 밝힌 후 “이 책도 연꽃마을과 인연 맺은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아울러 새 인연을 받아들이고자 포교 교양집 차원에서 내놓게 됐다.”고 저간의 상황을 밝혔다. 이어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닌 만큼 정제되거나 유려하진 않지만 수좌다운 직관과 역설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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