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 일깨워준 임제의 일갈”
성윤갑 강설/조계종출판사/2만원

당나라 때의 선승, 임제의현(臨濟義玄, 미상~867) 스님은 임제종의 개조다. 〈임제록〉은 그의 사후에 제자 삼성혜연(三聖慧然)이 스승의 언행(言行)을 편집한 책이라고 전해지는데, 실천적인 선(禪)의 진수를 설파한 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관세청장 재직 당시 공무원불자연합회장을 역임했던 성윤갑 건국대 석좌교수가 〈임제록〉 해설집을 펴냈다.

책은 △전체 내용을 압축한 서문(序文) △임제 스님이 법좌에 올라 법문하는 내용을 담은 상당(上堂) △대중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시중(示衆) △선승 간 이뤄지는 선문답이자 법거량인 감변(勘辨) △임제 스님의 구도 여정을 담은 행록(行錄) △후대에 임제 스님을 알리고자 쓴 탑기(塔記)의 순의 구성돼 있는데, 〈임제록〉 구성과 동일하다.

저자는 〈임제록〉의 내용 중 ‘목전현용(目前現用)’을 핵심어로 꼽는다. 그는 “‘경전 속의 죽은 문자가 아닌 눈앞에 있는 자신의 움직임이 바로 살아있는 진리’라는 임제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 부처라는 사실에 눈을 뜨고, 평상시의 마음이 진여(眞如)이자 도(道)이며, 일상이 곧 부처의 일임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목전현용(目前現用)’을 달리 표현하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다. 〈임제록〉을 잘 모르는 불자들도 한번쯤 들어본 이 문장 역시 ‘언제 어디에서든 주체적일 수 있다면, 머무는 그곳이 모두 참된 곳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어 오늘날까지 많은 불자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또 하나의 화두이기도 하다.

저자는 “임제 스님은 자신의 참모습을 문자·언어 등 외부의 요인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면서 “많은 고승대덕의 말씀과 어록이 전해지지만, 〈임제록〉은 근본적으로 자아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등불과 같다.”고 말했다.

저자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 일반대학원(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불교대학원을 수료했다. 저서로〈강을 건넜으면 뗏목은 버려야지 왜 메고 가나〉. 〈행복한 삶을 위한 유식삼십송〉 등이 있다.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의 저자 성윤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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