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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설법> 먹는 양·건강·수행의 상관관계
  • 천태종 운덕 대종사
  • 승인 2019.08.2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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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먹방’이 유행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음식을 먹는 방송을 일컫는 ‘먹방’은 2009년 인터넷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엔 인터넷 방송을 중심으로 선보였던 ‘먹방’이 시청자들부터 폭넓게 인기를 끌자 케이블은 물론 지상파에서도 ‘먹방’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하는 등 인기 콘텐츠로 부각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CNN은 먹방 열풍을 ‘새로운 형식의 사회적 식사’라고 정의하는 등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먹방’은 각종 음식의 맛을 통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과 후유증도 만만치 않습니다. ‘먹방’에서 보여주는 가공식품, 또는 자극적인 음식 맛에 시청자들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음식중독’ 현상을 보인다는 보고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폭식증에 걸리거나 특정음식의 섭취량이나 섭취여부에 따른 정신질환까지 보이는 등 음식과 관련된 부작용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폭식증은 한 끼에 2인분 이상의 많은 양을 빠른 시간 내에 섭취하는 식이장애(Eating disorder)를 말합니다. 아무리 먹어도 배부름을 느끼지 못해 계속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데 이러한 폭식증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일종의 심리질환으로도 분류됩니다.

폭식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탄수화물이나 포화성 지방과 당분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섭취합니다. 이들 음식은 고칼로리 음식이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단기간에 비만을 부르게 되고, 비만은 당뇨병·고혈압·지방간·고지혈증 등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폭식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태종무열왕도 폭식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하루 두 끼 식사로 쌀 12㎏과 꿩 10마리, 술 12리터를 마셔야 배가 찼다고 하니 보통 대식가(大食家)가 아니었습니다. 세종대왕도 대식가 중 한 분이셨습니다. 고기가 아니면 식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고기를 즐겼고,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고 합니다. 결국 세종대왕은 말년에 비만과 당뇨에 시달렸는데 만일 세종대왕이 음식을 절제해서 좋은 식습관을 유지했다면 더 큰 업적을 쌓았을 것이라는 게 역사학자들의 견해입니다.

부처님 재세 당시 파세나딧왕도 대식가였다고 경전은 전하고 있습니다. 〈아함경〉에 의하면 어느 때 기원정사를 방문한 파세나딧왕은 부처님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몹시 가쁜 숨을 내쉬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걱정돼 물어보니 파세나딧왕은 평소 자신이 대식가라는 점을 밝히며 “오늘도 역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나서, 곧 기원정사로 왔습니다. 몸도 매우 뚱뚱해져 조금만 움직이면 이렇게 숨이 가빠옵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파세나딧왕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주셨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헤아리어서 양을 알아 음식을 들어야 하리. 그러면 괴로움은 월등히 줄고 더디 늙어 수명도 보존하리라.”

파세나딧왕은 시중드는 소년을 시켜 그 게송을 외우게 하고, 그로부터 매일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것을 낭송하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왕은 점차 음식의 양을 줄였고, 비만하던 체구도 어느덧 날씬해졌습니다. 체구가 날씬해지니 덩달아 용모 또한 단정해졌습니다. 왕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몸을 쓰다듬으며 말하였습니다.

“참으로 부처님께서는 두 가지 이익을 나에게 주셨다. 진실로 나는 부처님으로 말미암아 현세의 이익과 내세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현세의 이익이란 건강한 몸과 단정한 용모를 얻은 것이며, 이러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선업을 쌓으므로 내세의 이익 또한 뒤따를 것이란 얘기입니다.

부처님은 제자들에게도 이와 같은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즉 탁발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제자들에게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재가에 갈 때는 달처럼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가라. 또 재가에 이르러서는 신참처럼 한없이 겸손하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탁발이란 다른 사람의 보시에 의해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말 그대로 빌어먹는 행위로서 세속말로 하자면 걸식(乞食)인 것입니다. 걸식은 배부르게 먹을 수 없습니다. 항상 배를 채우기엔 부족합니다. 이마저도 걸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굶어야 했습니다. 비록 굶을지언정 치열한 수행은 거르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출가수행자들은 비록 몸이 깡마르고 왜소해 보여도 항상 건강하였으며 용모 또한 단정해 항상 그들의 몸에선 광채가 났습니다.

정말로 먹을 것이 많아진 요즘 세상입니다. 맛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먹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음식 맛을 좇으면 자칫 건강과 외양을 망칠 수 있습니다. 음식도 하나의 수행으로 여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음식을 탐닉하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출가수행자들처럼 똑같이 하지 못해도 적당한 양을 조절해 먹는 훌륭한 식습관으로 건강과 행복을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운덕 대종사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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