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ㆍ맹가노니>
이송원/문예출판사/15,000원

영화 ‘나랏말싸미’ 각본가인 이송원 작가가 시나리오 창작 과정에서 느낀 경험과 소회를 담아 시나리오 해설서를 펴냈다.

책은 이송원 작가가 자신이 쓴 시나리오에 해설을 다는 새로운 형식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독자와 대화하듯 자신이 설계하고 창조한 세계를 독자에게 설명하고, 독자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대사와 대사 사이에 숨긴 의미를 찾아내고 공유한다.

책에는 시나리오를 신별로 구분해 각 신마다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역사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참고했는지, 어떤 부분을 부각시키고 어떤 부분을 생략했는지 등을 자세하게 담았다. 특히 영화 ‘나랏말싸미’ 후반작업 과정에서 편집된 장면의 시나리오도 담고 있어,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영화와 시나리오를 비교해서 읽는 것도 흥미롭다.

작가가 시나리오의 각 신을 해설할 때마다 언급하고 있는 책과 실록 자료, 나아가 시나리오 집필 과정에 참가한 사람들의 개인적 경험 또한 시나리오에 녹아들어, 이야기 구성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이송원 작가는 서문을 통해 한글창제 과정을 영화로 만든 이유로 “남은 목숨과 바꿔서라도 쉬운 문자를 만들려는 분투 끝에 위대함의 반열로 진입하려는 인간 이도의 여정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그 길의 동반자로 신미 스님이라는 실존인물에 주목해 세종과 맞서고 협력하고 격돌하는 영화적 캐릭터로 탈바꿈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좌절에 빠진 세종이 시력과 남은 목숨까지 바꿔가며 문자를 만드는 과정을 극대화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의 어려움과 가치를 영화 속에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저자 이송원 작가는 부산 보수동 피난민 집안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자동차를 유럽에 수출하다 영화관으로 이적해 ‘쉬리’ㆍ‘텔미썸딩’ㆍ‘반칙왕’ 등을 팔았으며 ‘그녀에게’ㆍ‘머시니스트’ 등을 국내에 소개했다. 이외에도 ‘본 투 런’ㆍ‘이그노어’ 등을 이원이란 필명으로 기획하고 번역했으며, 영화 ‘나랏말싸미’ 외 ‘사도’와 ‘몽유도원도’ 등의 시나리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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