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서산대사의 〈선가귀감〉
월호 스님 / 조계종출판사 / 17,000원

〈선가귀감〉(禪家龜鑑)은 서산대사로 유명한 휴정(1520~1604) 스님이 당시 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의 자세와 승풍을 바로잡고 정진과 교화를 당부하기 위해 지은 책이다. 책에 따르면 “선(禪)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며, 말 없음으로써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은 선이고, 말로써 말 없는 데 이르는 것은 교”라고 하면서 선에 이르기를 강조한다. 또한 이 책은 돈오(頓悟)와 점수(漸修)를 모두 아우른다.

이번에 출간된 〈월호 스님의 선가귀감 강설〉은 2010년 출간된 〈할! 바람도 없는데 물결이 일어났도다〉의 개정판이다. 스님은 이 책을 현대사회를 사는 불자들에게 경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새로 엮었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삶에서 맞닥뜨리는 온갖 괴로움과 스트레스 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그들의 마음공부를 돕고자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원문의 구절은 월호 스님 특유의 명쾌한 문체로 풀어내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월호 스님은 책에서 개인의 삶이 절대신이나 부처님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또 ‘나’라는 존재는 몸과 마음의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참 나’는 무아(無我)며, 무아는 대아(大我)요, 대아는 시아(視我)다. ‘고정된 나’는 없으며, 그렇기에 어떠한 나도 만들 수 있다. 부처의 행을 하면 부처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성품을 단박에 보고, 그 공한 자리를 ‘선으로 채울 것인가, 악으로 채울 것인가.’는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월호 스님은 또 “소유자가 아닌 관리자의 입장에서 내 몸과 마음, 주변 사람들을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 불교의 성(性)과 상(相)에 입각한 삶”이라며 “성품이나 형상, 어느 한쪽에만 애착하거나 무시하거나 치우치는 것이 아닌 ‘중도적 삶’이 훌륭한 삶”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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