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자 덕목은
정직과 자비심에
바탕 둔 ‘자기희생’

자신을 닮은 사람을 세 번 만나면 죽는다는 괴담으로 소설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는 얼굴이 닮은 것으로 설정하였지만 요즘 우리 사회 현상을 보면 생각이 닮은 사람들을 만나면 폭망하는 것 같다. 착한 아이였는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비행 청소년이 되었다고 하는 부모들 하소연은 익히 많이 들었었는데, 모범생으로 잘 성장하여 사회지도층이 된 사람들이 행하는 사회적 비행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비행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한다. 자기들 눈높이에는 맞는데 국민 눈높이가 낮아서 억울한 지탄을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해석이 가능한데 그것은 넌센스다. 국민 눈높이에 안맞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양심과 도덕성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탈선이다. 권력에 도취되어 판단이 흐려져서 이익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사회지도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데 우리나라의 사회지도층은 왜 저런 일까지 했을까 싶을 정도로 구차하고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어 존경은 커녕 ‘너도 똑같은 족속이구나.’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게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사람을 믿지 않고 무조건 불신하게 되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인성(人性) 도플갱어 괴담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닮은 사람끼리 모여 편을 짜서 상대를 공격하는 사회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다름 아닌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자신들과 전혀 닮지 않은 이질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편에서도 끼워주질 않는다. 장애인의 날을 만들어놓고 365일 가운데 하루만 장애인 편인 척 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하며 장애인 포용사회를 부르짖으니 장애인들이 정부의 장애인복지 정책에 불만이 많은 것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 소외계층이 우리 사회에 포용되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이 변해야 한다. 어떻게 변해야 할까? 우선 사회지도자가 되려면 정직해야 한다. 공자는 윗사람이 갖추어야 덕목으로 정직을 꼽았다. 정직해야 아랫 사람들이 복종을 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정직은 리더쉽의 근간이 된다. 그리고 사회지도자는 불교의 자비심이 있어야 한다. 어려운 사람의 고통을 제거해주고 기쁨을 주는 최고의 인간 사랑이 바로 자비이기 때문이다.

재해가 발생하면 달려가서 위로해주며 재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의례적이어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진심이라면 재해 현장에서 단 하루라도 자원 활동을 하며 현장의 소리에 귀기울여서 현실적인 수습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잠시 머물다 가서는 몇 푼 안되는 보상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배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부처님은 왕자였지만 왕위를 버리고 중생을 위해 헌신하였기에 인간의 영원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자기 희생 없이는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사회지도층은 다 똑같다는 인성(人性) 도플갱어 괴담이 더 확산되기 전에 사회지도자들이 하루 속히 국민과 진심으로 공감하며 진짜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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