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구니회 주최 포럼서 이향순 교수 주장 // 본각 스님 “변질된 출가 정신 되살리자” 촉구

 

"한국 비구니 승단은 현재 ‘고립된 승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역사와 정체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통을 지키되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명성 스님)가 6월 1일 서울 일원동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 강당에서 개최한 ‘한국 비구니 수행전통에 대한 포럼'에서 이향순 교수(석담 스님과 공동 연구)는 ‘국제화 시대에 있어서 한국 비구니의 위상과 역할'이란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한국 비구니들은 일본 최초의 출가 수행승을 배출시킨 백제 비구니의 법손으로서 어린이,청소년,군 포교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왔다”며 “이제는 국제화 포교, 비구니 교육 기회 확대, 재정적 뒷받침, 외국인 여성 문호 개방 등 비구니 승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다수의 목소리가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반영되도록 종단 행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질되고 있는 출가 정신과 비구니 승가의 참모습을 되살리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앙승가대 본각 스님은 ‘한국 비구니 승가의 출가정신 확립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사찰 주지는 부자 집 외아들인양 상주의 물건을 혼자서 독식하고, 힘없고 돈 없는 승려는 외로움과 궁색함에 찌들어 있다”며 “개인 사찰을 건립해 생활이 안정된 몇몇 승려들은 안온에 빠져서 귀족처럼 행세하는 것이 오늘날 승가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본각 스님은 또 “출가란 욕락(欲樂)으로부터 벗어나 갈애를 끊고 열반을 얻는 것”이라며 “비구니 승가의 수행 전통을 확립한 인홍 스님의 출가 정신을 본받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총 5부로 나눠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이밖에도 동국대 교수 혜원 스님의 ‘한국 비구니 선원의 청규에 대한 일고', 삼선승가대학 학감 수경 스님의 ‘근ㆍ현대 강원 변천사' 등 한국 비구니 역사와 위상, 역할을 연구해 온 스님과 학자의 논문 14편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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