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왼쪽)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오른쪽)이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 공주 마곡사 괘불’ 언론공개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4월 24일~10월 20일 상설전시관 불교회화실
4월 23일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 언론공개회

높이 11여 미터, 너비 7미터에 이르는 대형 화폭 한 가운데 화려하게 장엄한 석가모니불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4월 23일 오전 10시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 불교회화실에서 언론공개회를 갖고 ‘공주 마곡사 괘불’을 공개했다. 이번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 공주 마국사 괘불’ 전시회는 4월 24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선보인다.

이날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이 그림을 보니 부처님의 법대로 살겠다고 출가한 사문의 마음이 환희롭고 벅차오른다.”며 “마곡사 괘불을 관람하는 모든 분들이 부처님의 미소와 연꽃을 보며, 부처님의 마음으로 차별하지 않고 소통하면서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마곡사 괘불은 근현대사적으로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대작”이라며 “마곡사의 역사가 담긴 성보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하게 돼 영광이다. 조화롭게 구성된 괘불과 마주하며 마음의 평안을 얻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괘불전은 2006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보여 온 ‘한국의 괘불’ 시리즈 중 열네 번째로, 사찰의 큰 법회나 의식을 열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마곡사 괘불의 특별 전시다.

보물 제1260호 ‘마곡사 괘불’은 1687년 5월 마곡사 승려와 신도 등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피폐해진 마곡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조성됐다. 좁게는 21cm, 넓게는 39cm의 삼베 21폭을 이어 붙여 대형 화폭을 만들고 그 위에 부처의 모습을 그려냈다.

대형 화폭 한 가운데에 광배를 장식한 꽃, 보관에서 자유롭게 나는 봉황, 영롱하게 반짝이는 구슬과 다채로운 문양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석가모니불이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연한 분홍색 연꽃은 보관이나 화려한 장엄과 대비돼 눈길을 끈다.

괘불 하단 화기(畵記)에 마곡사 괘불 조성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명단에는 마곡사 괘불을 직접 그린 능학(能學) 스님을 비롯해 계호(戒湖)ㆍ유순(唯順)ㆍ처묵(處黙)ㆍ인행(印行)ㆍ정인(精印) 스님과 시주자 등 괘불을 그리는데 함께 한 사람들 126명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유수란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는 “마곡사 승려와 신도 120여 명의 간절한 마음과 노력이 만든 거대한 괘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찬란한 햇빛으로 가득했을 사찰의 특별한 날을 상상해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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