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 지은원이 소장하고 있는 오백나한도(왼쪽)를 모본으로 그린 에도시대의 ‘오백나한도 목판화’(오른쪽)가 최초 공개된다. <사진=고판화박물관>

원주 고판화博 전시실, 4월 28일~6월 30일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나한의 세계’ 특별전

고려불화 오백나한도(五百羅漢圖)를 모본으로 판각한 19C 에도시대 대형 목판화가 최초 공개된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4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특별전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나한의 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나한과 관련된 한국ㆍ중국ㆍ일본ㆍ티벳의 불화판화를 비롯해 나한 삽화가 들어있는 고서와 삽화를 찍었던 판목 등 7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특별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오백나한도 목판화’는 오백나한도 불화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평가받는다. 에도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백나한도 목판화’(186.5 ×120.5cm)는 일본 교토 지은원이 소장하고 있는 오백나한도(고려 14C, 188.0×121.4㎝)를 모본으로 그리고 판각했다.

크기도 원본과 불과 1cm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림의 구도와 배치도 고려불화를 충실히 따라 표현했을 뿐 아니라 고려불화의 퇴색된 부분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초판 인출본이다.

상ㆍ중ㆍ하로 나뉘어 3폭으로 인출된 ‘오백나한도 목판화’는 3년 전 옥션을 통해 수집됐으나, 그동안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다가 나한전을 위해 표구ㆍ장정됐다. 박물관 측은 “판화다 보니 여러 작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관련 서적과 한국과 일본의 관련 학자들에게 행방을 조사했으나,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희귀판화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중국 당대 유명화가인 관휴의 16나한도를 건륭황제 때 항주 성인사에 제작된 석각비에서 탁본한 작품 전부를 볼 수 있으며, 티벳 덕격인경원이 자랑하는 200여 장의 대형 판화 중 16나한고사도 판화, 일본의 다양한 오백나한도 판화, 채색으로 만들어진 16나한도 판화 등을 선보인다.

한선학 관장은 “세계 판화사에 기록될만한 판화가 나타났다.”며 “이번 공개되는 오백나한도 목판화는 고려불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들 뿐 아니라 동아시아 판화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별전은 2019년 강원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티벳 덕격인경원의 16나한고사도 판화 중 라후라존자(865x620㎝). <사진=고판화박물관>
중국의 관휴가 그린 16나한도를 건륭황제 때 항주 성인사에 탑비를 만들어 석각해 탁본으로 인출한 작품. 나호라존자 <사진=고판화박물관>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이 4월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별전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나한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