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삶은 과거에 비해 매우 복잡해졌습니다. 항상 변화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고 예기치 못한 사건들에 노출돼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역동적인 삶을 추구하기 위해 긍정적인 심리 요인을 갖추려 하거나 희망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실제로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매사에 임하는 사람들이 부정적 사고를 가진 이들보다 성취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불교에서도 모든 현상은 마음의 작용이라고 합니다. 부처님 입멸전후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은 마음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사람을 그릇되게도 만들며, 마음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며, 마음이 훌륭한 수행자가 되기도 하며, 마음이 천사를 만들기도 하며, 마음이 사람답게 만들기도 하고, 마음이 축생으로 만들기도 하며, 마음이 지옥을 만들기도 한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서 내 삶의 길이 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요즈음 대한민국의 20대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의 삶을 살면서 우울증이 크게 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스펙을 쌓아도 취업을 보장받지 못하고,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한 삶을 가꾸지 못하는 현실이 청년층의 우울증을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취업에 실패하거나 아니면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을 경우 더욱 큰 좌절을 맛보게 되고 이것이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공과 실패도 따지고 보면 정신의 문제입니다. 중국 청말의 교육가이자 사상가였던 양계초(梁啓超, 1873~1929)는 “진정으로 큰뜻을 가진 이는 오직 먼 희망을 품고 눈앞의 성패는 따지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양계초는 또 “성공과 실패라는 것은 정신의 문제이지, 형식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미 만들어진 원인은 반드시 끝내 그 결과를 낸다. 세상에서 제대로 사태를 분별하지 못하는 자만이 완전한 실패의 자리에 서며, 사태를 분별할 줄 아는 자는 반드시 실패 없는 자리에 선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저마다 한두 번씩 실패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수없이 겪었을 사람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좌절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발명왕으로 일컬어지는 토머스 에디슨은 “전구를 만들기까지 6,000번이나 실패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에디슨의 말을 되새겨보면 실패는 절망과 반대되는 의미입니다. 연속적인 숱한 실패야말로 성공을 위한 진화를 불러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의 실패를 내가 뭔가 잘못해서 일어난 결과로 받아들이거나 남들은 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나만 지니지 못해 실패한 양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실패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도 깔려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감행할 때에는 실패했을 경우 느끼게 될 창피함 등의 두려움을 떨쳐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실패보다 나쁜 것이 두려움이며 절망입니다.

그렇다고 실패를 변명하거나 합리화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실패는 성공을 위한 진화 또는 진보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 실패 자체가 마침표가 되어선 안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부처님은 한결같이 “자신을 바로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앞도 보고 옆과 뒤도 살펴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혜롭게 살기 위해선 자신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야말로 인생의 나침반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실패를 줄이는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벽에 붙은 파리 효과’라는 것입니다. 미국 버클리대학의 심리학자 오즈렘 에이덕(Ozlem Ayduk)과 미시간 대학의 이선 크로스(Ethan Kross)가 밝혀 낸 연구결과로서 어떤 일에 실패하거나 좌절했을 때, 제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과거의 나는 ‘내면자아’이고, 울거나 화를 내며 고통스러워하는 나는 ‘현실자아’입니다. 이 두 자아가 만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나는 ‘객관적 자아’입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그대로 바라보면 오히려 과거의 감정이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게 이 학설의 핵심내용입니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슬프다고 느낄 때 ‘벽에 붙은 파리’가 되어보면 별 것 아닌 일에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모든 현상은 마음의 작용입니다. 야차가 되기도 하다가 보살로 화하는 것 역시 모두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인생에서 실패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성공의 길로 자신을 이끌 수 있도록 마음 다스리는 공부를 해봅시다. 마음의 때를 벗길 때 성공이 눈앞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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