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주목해야 할 승려 17인
이이화/불광출판사/18,000원

역사가 이이화가 승속불이(僧俗不二)의 삶을 산 17명의 승려를 조명했다.

저자의 역사관으로 선정한 17명은 승과 속의 경계를 허물고 세간에 뛰어든 승려들이다. 또한 전쟁이나 귀족의 횡포에 맞서 민중을 위한 주장을 펴기도, 사회 개혁의 중심에 서기도 한 인물이다.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승려 일부는 일반 대중에게도 위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원효(元曉)ㆍ의상(義湘)ㆍ의천(義天)ㆍ보조(普照) 스님 외에도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혼란한 가운데 민중을 구제하고자 창과 칼을 든 서산(西山)과 사명(四溟),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독립의 목소리를 높였던 백용성(白龍城)·송만공(宋滿空)·한용운(韓龍雲) 스님 등을 비중 있게 다뤘다.

〈명승열전〉에는 불교계에서 고승이라 일컫는 인물 외에도 잘 조명되지 않았던 방외(方外)의 인물도 소개한다. 도선(道詵)·묘청(妙淸)·변조(照)·설잠(雪岑)·천호(淺湖) 스님이 그들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자신의 글 ‘조선역사상 일천년래 제일대사건’에서 서경천도운동을 벌인 묘청 스님을 자주진보파 승려로 평가한 바 있다. 한편 변조 스님은 양민과 천민 사이에서 성인이라 불리며, 고려 사회가 안고 있는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정치적 행보를 늦추지 않았다. 천호 스님 또한 조선 근대화를 위해 왕실과 일부 귀족의 지원을 받으며 일본을 넘나든 인물이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시대정신에 투철했고 불교적으로는 중생 제도에 충실했다. 저자는 이러한 승려들을 소중하게 다루며 오늘의 관점에서 조명했다.

저자는 “이 책은 불교라는 종교 사상적 측면보다 역사교양서로서 한국불교사, 넓게는 한국사에서 주목해야 할 승려의 행적을 전하고 재평가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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