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서울 · 평양, 생생한 ‘대한독립만세’

상하이 신한청년회에서 발행한 기관지 <신한청년>.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5월 26일까지 특별전
3·1운동 계보도 첫 공개 … 무료관람

우리 선조들이 100년 전 서울과 평양에서 3 · 1운동을 어떻게 준비했고, 실행했는지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특히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가 총독과 육군대신 보고용으로 작성한 ‘3 · 1운동 계보도’가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3 · 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서울과 평양의 3 · 1운동’을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5월 26일까지.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3 · 1운동의 기획’이란 주제로 북촌을 중심으로 한 3 · 1운동의 기획과 독립선언서의 인쇄 및 배포과정을 담고 있다. 2부는 ‘3 · 1운동의 실행’이란 주제로 사진과 유물을 통해 3월 1일 탑골공원의 모습을 재현했다. 또 서울과 평양에서의 만세운동을 날짜별로 소개하고 있다. 3부 ‘지하신문과 격문’은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제호(題號)를 지키며 발간한 ‘조선독립신문’과 만세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수많은 격문들을 소개한다. 4부 ‘감시와 탄압’에서는 만세운동 중 체포된 사람들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법원의 판결을 받아 구속된 일련의 과정을 소개하며 일제의 잔혹한 탄압의 증거들을 제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 주목받고 있는 ‘3 · 1운동 계보도’는 1919년 3월 22일 조선총독부가 3 · 1운동을 주도했던 140명의 명단을 정리한 기록이다. 민족대표 33인인 손병희(孫秉熙) 선생과 이승훈(李昇薰) 선생 등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이 문서는 KBS 탐사보도부에서 취재 중 확인한 유물로, 일제가 3 · 1운동의 전모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조선총독부가 3 · 1운동을 주도했던 140명의 명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3 · 1운동 계보도’(개인소장).<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또 국내는 물론 일본 · 간도 · 연해주에서 발표된 독립선언서를 100년 만에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특히 ‘대한독립선언서’와 ‘대한국민의회 독립선언서’ 원본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조소앙 선생이 작성한 ‘대한독립선언서’와 러시아 대한국민의회에서 발표한 두 장의 ‘독립선언서’, 천도교 중앙도서관 자료실에 보관중이던 ‘기미독립선언서 신문관판’ 원본은 처음으로 공개되는 유물이다.

상하이 신한청년회에서 발행한 기관지 <신한청년>(중문판 창간호)과 민족대표 48인의 판결문 등을 묶은 〈원비잔몽(圓扉殘夢)〉, 10년 전 북한산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 손병희 선생의 유품, 1946년 열린 3·1운동 관련 첫 전시회에 출품됐던 이응노 화백의 ‘3·1운동’ 작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평양과 관련해서는 평양지역의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나인협 선생의 유품 19점과 평양에서 활동했던 선교사이자 의사인 홀 부부가 갖고 있던 평양지도 ‘기성도(箕城圖)’ 등을 전시하고 있다. 1919년 3월 1일 평양 남산현교회에서 열린 독립선언식도 사진을 통해 살펴볼 수도 있다.

평양에서 활동했던 홀 부부가 소장하고 있던 평양지도 ‘기성도’. 〈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이밖에 관람객이 독립선언서를 직접 읽어보고, 자신의 목소리가 탑골공원에 울려 퍼지는 것을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연출물도 선보인다. 또 ‘독립선언서의 제작과 배포’, ‘경성 한 의사의 순국’ 등의 영상을 통해 당시 모습을 입체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전시관람은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 · 일 ·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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