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해년 새해 희망의 발걸음을 뗀 지 어느덧 두 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정치 경제의 흐름과 변수를 분석하면서 국제관계에서 유리한 입장을 고수하기 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자국(自國) 우선주의를 고수하는 미국, 미국과의 경쟁 속에서 여전히 한반도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중국, 요즘 들어 사이가 틀어진 한일(韓日)관계 등 당장 우리가 해법을 찾아 뚫고 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상식적으로 미래에 희망이 있고 가능성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합니다. 절망적인 미래에 투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투자자원(投資資源)이 보다 많을수록 역동적이며 희망적일 것입니다. 투자자원이란 다른 게 아닙니다. 바로 젊은이들입니다. 그래서 청소년을 나라의 기둥이자 미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국제정세가 아무리 불투명하고 복잡하게 얽혀있어도 이를 풀어낼 수 있는 유력한 자원은 정치 또는 경제 전문가들이 아닙니다. 바로 젊은이들이고 이들 젊은이들이 건강한 사고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미래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 때 잘못 흘러가는 병리적 현상을 바로 잡아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국가든 교육에 기울이는 관심이 지대합니다. 특히 청소년에 쏟는 국민적 관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결같습니다. 그들이 미래이며 희망이고 가능성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기성세대가 반드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청소년 도박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한 도박예방 홍보 동영상을 전국 시·도청 및 중·고교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총리실 소속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가 개학하자마자 도박예방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은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에 따른 청소년들의 불법도박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전국 중고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위험집단 비율이 2015년에 비해 1.3% 증가한 6.4%로 나타났습니다. 6.4%의 수치는 14만 5,000명의 청소년이 도박을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욱이 돈내기 게임을 한 경험도 47.8%에 달할 정도로 청소년 도박문제가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는 게 사태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조사는 청소년들의 도박 실태와 환경이 갈수록 증가하고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예방대책이 시급하다고 분석됩니다. 그러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예방교육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에 도박에 빠지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도박의 구렁에서 헤어 나오기란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이 원인을 제공한다고 해서 이를 뺏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스마트폰에 노출된 청소년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고, 그렇다고 도박은 나쁜 것이니 무조건 하지 말라는 강압적 방법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박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예방교육이 선행돼야 병폐적 삶에 빠져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청소년 때부터 도박의 습성에 빠지게 되면 한 개인은 물론이려니와 그 가족과 사회와 나라가 모두 재앙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부처님은 〈선생경〉에서 도박에 빠지게 되면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아, 도박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어떤 것이 여섯인가? 첫째는 재산이 날로 없어진다. 둘째는 도박에서 이기더라도 원한을 낳는다. 셋째는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나무람을 듣는다. 넷째는 사람들이 공경하거나 신뢰하지 않는다. 다섯째는 사람들이 가까이 하길 꺼린다. 여섯째는 도둑질할 마음을 내게 된다. 선생아. 이것이 도박으로 인한 여섯 가지 손실이다.”

실제 한 신도가 인터넷 도박으로 자신의 아들이 겪은 일을 들려주었는데 부처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도박을 해야 하므로 용돈은 턱없이 부족해 부모님의 지갑에 손을 대야 했고, 친구들로부터도 미움과 원성을 사게 되었으며, 급기야 선생님이 전학을 강권할 정도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부처님이 비록 여섯 가지의 손실만 말씀하셨지만 도박은 모든 것을 앗아가는 병폐 중의 병폐입니다. 가족 중에 누구 하나라도 도박에 빠지면 그 가정은 온전히 지켜지지 않습니다. 재산은커녕 빚만 늘어나게 되고, 심신은 피폐해져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또한 도박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느 누구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존재 의미와 가치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청소년들이 도박으로 삶을 망가뜨려선 곤란합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중고생들이 도박의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소식은 각별한 대책과 예방교육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도박에 따른 손실이 얼마나 큰지 일러주시는 부처님의 말씀을 예방교육의 모본으로 삼아 학교 일선에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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