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장 스님 ‘유마경’ 주석서 번역
길장 저ㆍ김호귀 역/중도/32,000원

〈유마경(維摩經)〉은 초기 대승경전 중에서도 그 성립이 오랜 경전 중 하나이다. 재가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인데, 경전 중에서 재가자를 주인공으로 한 경전은 〈유마경〉과 〈승만경〉이 유일하게 전한다.

경전의 주인공인 유사 거사는 불교의 진수(眞髓)를 체득하고 청정한 행위를 실천하며 가난한 자에게 도움을 주고 불량한 자에게 훈계를 해 올바른 가르침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즉, 유마거사는 재가신자의 이상상(理想像)이며, 〈반야경〉에 서술된 공(空) 사상을 유마거사를 모델 삼아 실천적으로 체득하려는 대승보살의 실천도를 강조하고, 세속에 있어서 불도(佛道)를 실천하고 완성하게 됨을 설시(說示)하려는 게 이 경의 내용이다.

이 책은 〈유마경〉에 대한 길장(吉藏, 549~623) 스님의 주석서인 〈유마경의소〉를 동국대 불교학술원 김호귀 HK연구교수가 번역했다. 〈유마경의소〉는 경전 원문에 대한 낱낱의 대목마다 주석을 붙이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있어 길장 스님의 학문적인 스타일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전체 내용에 대해서는 방편혜와 실혜의 이혜(二慧)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길장 스님은 〈유마경의소〉에 앞서 〈정명현론〉을 통해 〈유마경〉의 대의를 비롯해 경전 전체의 구성과 의의 등에 대해 언급해 당시에도 대중들이 〈유마경〉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한편 김호귀 교수는 〈유마경의소〉와 함께 〈반야심경주해〉(중도, 15,000원)를 출간했다. 이 책은 〈반야심경〉에 대해 중국 원나라 말기부터 명나라 초기에 살았던 하도전(何道全, 1319~1399)이 주해한 책이다. 문구마다 의미와 내용을 설명하고, 불교를 비롯한 유교와 도교 등에서 동일한 의미로 활용되고 있는 내용을 인용하여 부연설명한 게 특징이다. 매 문구 마지막에는 사구로 된 게송이 붙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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