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의 새해 소망, 새해 다짐(276호)

2019년은 기해년이다. 기해(己亥)는 ‘북국(北國)의 해변(海邊)’이라는 의미도 품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 · 외교 그리고 정치 · 경제 모든 분야에서 추운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 중에서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많다보니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인상으로 갚을 이자는 늘고, 쓸 돈은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져 국민들이 생활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불교는 쪼개고 또 쪼개서 사물과 현상의 근원을 파악하고 본질을 찾아 다시 새로운 사물과 현상을 만들어 내는 종교이다. 쪼개고 쪼개다보니, 모든 사물과 현상의 마지막에는 개개인의 업(業)이라는 최소 단위가 발견되었다. 이 업이 그물처럼 인간 세상을 얽어매고 있으며, 그 업의 그물을 만든 주된 재료가 바로 전(錢), 즉 돈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돈, 돈, 돈’ 한다. 그런데 우리는 돈의 진정한 정체를 모르고 있다. 돈의 정체를 알게 되면 한국경제를 살릴 방안도 찾을 수 있고, 국민들도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좇는 돈의 정체

돈은 무엇일까? 기체일까? 액체일까? 고체일까? 그리고 돈의 입자는 무엇이고, 돈은 어떤 운동을 할까? 이런 질문에 굳이 대답을 한다면, 돈의 정체는 ‘행체(行體)’라고 답할 수 있다. 행체는 인간의 의식 이전에 존재하는 사물의 존재 형태이다. 불교적으로 이야기하면, 12연기의 무명(無明) ‐행(行)‐식(識)‐명색(名色)‐육입(六入)‐촉(觸)‐수(受)에서 6입[眼耳鼻舌身意] 이전단계를 말한다. 즉 사람들에 의해 이름과 형태가 규명되기 이전의 상태, 의식 · 무의식 · 잠재의식에 전혀 포착되지 않는 단계가 바로 행체이다. 그것이 돈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사실 행체는 물질도 아니고 파동도 아니다. 그냥 반응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오행기(五行氣)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 몸에서 간과 담은 목기(木氣), 심장과 소장은 화기(火氣), 비장과 위장은 토기(土氣), 폐와 대장은 금기(金氣), 신장과 방광은 수기(水氣)를 속성으로 한다. 그래서 오장육부를 잘게 갈아 복합야채주스처럼 섞을지라도 하루만 지나면, 간 세포는 간 세포대로, 심장 세포는 심장 세포대로 오행의 기질에 따라 자기들끼리 뭉치게 된다. 행체의 반응도 이와 같다. 돈도 마찬가지다. 돈도 그렇게 돈이 돈을 부른다. 돈 기운의 본질은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과정에서 희생된 인류역사의 피와 땀과 눈물이 그 본질이다.

돈의 기운과 불교 공부

세상 사람 중 95%는 30억 원만 있으면 놀고 쉬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5%의 부자들은 30억 원이 있고 300억 원이 있어도 사업을 하고 일자리를 만들려 한다. 즉, 인간의 행복에서 보람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무식한 사람이 진정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진정한 보람은 지식과 지혜로 남을 행복하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부자들의 고통은 보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왜 부자가 되고 싶어 하기 전에 고생을 사서 할 생각은 안 하는 것일까? 부처님은 부처가 되기 전에 ‘부잣집 아들답지 않은 고통을 겪었고, 그 고통을 자신도 남도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의문을 품고 수행자가 되신 분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우리 부처님 제자들도 ‘돈의 기운을 당겨쓰고 싶다면’ 고생할 각오를 하고, 고생을 즐길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것이 사홍서원의 ‘중생무변서원도’이고, ‘번뇌무진서원단’이고, ‘법문무량서원학’이고, ‘불도무상서원성’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첫째, 나를 위한 꿈이 아니라 중생을 위한 꿈을 세우자. 둘째, 나를 위해서 고민하는 것을 버리자. 셋째, 남을 위해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공부하자. 넷째, 생각만이 아니라 실천하고 그 행위를 완성하자는 뜻이다.

염불이 답이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결론으로 들어가자. 한국의 불자라면 자신과 자신의 가정과 한국 경제를 살릴 방안을 찾아보자. 필자는 염불(念佛)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염불은 부처님과 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위신력을 끌어당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염불은 ‘지금 금(今)+내 마음 심(心)을 부처님과 같은 마음이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부처님과 같은 마음’이란 무엇인가? 흔하디흔한, 지질한 소원을 품은 마음이 아니다. 첫째, 내 앞에 반연(絆緣)되는 일체중생에게 삶의 진정한 정체를 가르쳐 주어, 그들이 그 실체 없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불교를 못 만난 우리 주변 사람들을 깨우쳐주어야 하고, 불교를 못 만나고 죽은 부모님, 만나도 불교의 맛도 못 보고 불교 주변에서 맴돌다 업의 구렁텅이 바깥 구경을 못하고 죽은 사람들을 깨우쳐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부처님 마음을 가지려면 기존의 사고방식은 버려야한다. 평생 ‘나’를 위해 살았는데 그 결과가 이 정도였으니, 이제부터라도 철 좀 들어서 ‘나’가 있던 자리에 ‘우리(내 앞에 반연되는 모든 인연)’를 놓도록 하자! 틀림없이 번뇌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셋째, 내 주변 일체중생을 위해 살자.

결국 부처님과 같은 마음을 품으려면 맨 먼저 제대로 된 불교 공부를 해야 한다. 훌륭한 법문도 많이 들어야 한다.

얼마 전 필자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조상님을 만났는데 “후손아, 고맙다! 이 세상(저승)에서도 자기를 알아주는 후손을 가진 영인들이 대접을 받는다. 요즘 우리 후손이 나를 공부까지 시켜주니 얼마나 고마운 줄 모르겠다. 사실 제사 지내고 비석에다가 ‘학생(學生)부군지묘’, ‘학생(學生)부군신위’라고 써서 죽어서도 공부하라고 해놓고, 아무도 공부시켜주는 후손이 없어서 그동안 너무나 고통스러웠단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은 조상님들과 자신이 기도하는 불보살님들과 함께 우리 사회를 위해 모종의 일을 해야 한다. 호국영령도 좋고, 순국선열도 좋고 일체 선망부모도 좋다. 그들은 돈의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의 재료로 허망하게 희생당한 분들이다. 만약 우리가 이 사회에 도움 되는 어떤 일을 하게 된다면 이런 돈의 기운과 억울하게 ‘희생당한 신(神)’들의 기운이 일치 되어, 즉 행체가 서로 반응해 어느 날 당신의 인식에 포착될 것이다. 그것은 육입에 의해 만져지는 돈으로 표출될 것이다.

이런 ‘부처님 같은 생각[念]’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염불이다. 개인이 아닌 공공(公共)을 위한 염불을 해야 한다. 불자들의 이런 생각이 습관이 될 때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부강해질 수 있다. 염념상속(念念相續, 처음과 중간과 끝까지 다른 생각이 섞이지 않게), 기해년에 좋은 서원을 가지고 ‘제대로 된 염불’을 하는 불자가 되어보자.

우승택

ST생테크연구소장. 한국외국어대학교 · 서강대학교 등에서 공부했다. 유화증권을 거쳐 삼성증권에서 일하며 PB소장, 호텔 신라 자산클리닉센터장을 역임했다. 현재 ST생테크연구소 대표와 숭실대 글로벌경영대학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불교인재개발원 2006년 올해의 인재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저서로 <심상사성 금강경>, <날줄 원각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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