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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호의식이 절실하다

김창규 교수우리 민법은 동산거래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선의취득제도를 인정함과 아울러 그 물건이 도난품이나 유실물인 경우 원소유자(피해자 또는 유실자)의 2년 이내 반환청구권과 경매·공개시장 등에서의 선의매수자에 대한 대가변상후 반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는 도굴·절취된 후 장기간의 은닉을 거쳐 불법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민법상의 2년 이내 반환청구행사가 쉽지 않다.

이에 문화재청은 2002년 12월30일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하여 그 은닉자 및 보유자 등을 처벌함과 아울러 당해 물건의 몰수를 인정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는데, 문화재매매업자와 (사)한국고미술협회는 당해 조항들이 문화재매매 등의 거래를 심히 위축시키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고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 등을 위배한다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최근 2007년 7월26일 헌법재판소는 일부 합헌 및 위헌결정을 내렸는데, 그 위헌결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행 문화재보호법 제104조 제4항은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선의취득 등 민법상 보유권한을 취득한 자까지도 처벌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고 당해 문화재의 법적 처분권한을 취득한 자의 재산권처분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법익균형성을 상실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의 보유 또는 보관행위의 구체적인 행위태양이나 적법한 보유권한의 유무 등에 관계없이 필요적 몰수형을 규정한 현행 문화재보호법 제103조 제4항 및 제104조 제4항은 책임과 형벌간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현행 한국의 법질서 하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타당하다. 다만, 도굴·절취 등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화재의 대다수가 사찰의 불교문화재인 점을 고려할 때에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바와 같이 구체적인 행위태양을 설정한 규제조항의 존치는 필요하다.

사찰의 불교문화재는 다른 문화재와 달리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예불의 대상이 되는 성물(聖物)이고, 그 출처 또한 도굴·절취자가 훼손하지 않는다면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새로이 제99조 제4항을 신설하였다. 문화재청장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한 문화재, 도난물품 또는 유실물인 사실이 공고된 문화재 및 그 출처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나 기록을 인위적으로 훼손한 문화재의 매매 등 거래행위에 관하여는 민법 제249조의 선의취득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양수인이 경매나 문화재매매업자 등으로부터 선의로 이를 매수한 때에는 피해자 또는 유실자는 양수인이 지급한 대가를 변상하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문화재매매업의 허가제 도입과 문화재매매업자의 거래내용 기록의무를 강화하였다. 이것은 민법의 취지를 반영함과 동시에 불법문화재유통의 길목을 차단하는 조치이다.

헌법재판소가 현행 문화재보호법상의 처벌규정 가운데 일부의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그 대안의 법적 조치가 이미 제도화되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현행의 법적 제도를 제대로 운영한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문화재의 불법유통을 차단하는 것이 법적 장치의 구비여부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화재보호의식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 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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